유네스코는 2010년 12월 제주어를 '소멸위기 언어'로 분류했다. 5단계 중 마지막 '소멸된 언어' 바로 직전의 4단계 '아주 심각하게 위기에 처한 언어'에 해당된다. 이같은 제주어의 위기에 제주도는 다양한 보존 정책을 시행하고 있지만 효과는 미미해 보인다. 도민 대부분 제주어가 소멸위기의 언어인 것은 물론 보존 조례나 표기법 등이 있는 것조차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제주도와 제주연구원 제주학연구센터가 도민 450명과 전문가 5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 조사 결과는 다소 실망스럽다. 2007년 제정된 제주어 보전 및 육성 조례를 알고있는 도민이 23.4%에 그치는가 하면, 제주어 표기법 제정에 대해서도 도민 29.2%만이 알고있다고 응답했다. 제주어가 유네스코 소멸위기 언어로 분류된 사실도 도민 36.1%만이 인지하고 있었다. 그런가하면 다양한 보존·활용 정책에도 불구하고 10년 전보다 제주어 사용 여건이 나아졌다는 도민은 28.9%에 불과했다.

이번 설문 결과는 도민이 체감하는 제주어 정책이 필요함을 보여준다. 도와 제주학연구센터가 올해부터 2022년까지 추진하는 제3차 제주어 발전 기본계획도 그렇게 짜였다. 기본계획은 제주어 위상 강화를 위한 문화환경 조성, 제주어 보전을 위한 교육과 연구 체계 수립, 제주어 정보화와 대중화를 위한 기반 강화를 목표로 3개 분야 7개 추진과제를 시행한다. 특히 제주어 전문 교육기관을 지정·운영하고, 교육과정과 맞춤형 교재 개발, 교원 양성도 추진한다. 또 인터넷에 제주어 입력 방안과 제주어 웹 사전도 구축할 계획이다.

제주어를 보존하고 전승하는 일은 갈수록 어려워지는게 현실이다. 언어의 생명력은 사용될 때 지속되지만 사회나 학교, 가정에서 제주어를 접할 기회가 많지 않은 탓이다. 우리말의 뿌리이자 제주인들의 삶과 문화가 깃든 제주어가 어느 순간 사라질지 모를 일이다. 보다 대중적이고 도민들 언어생활에 녹아들 수 있는 제주어 보존·활용 정책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