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감사위원회의 역할과 기능이 도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 또 도마위에 올랐다. 제주문화예술재단(이하 재단)의 한짓골 아트플랫폼 조성 사업을 위한 '재밋섬' 건물 매입과 관련한 부실감사 논란에 이어 감사기능과 공직 청렴도에 대한 감사위원장의 부적절한 발언으로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것이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 홍명환 의원은 24일 도감사위원회 행정사무감사에서 지난 6월18~22일 재단 재무감사에서 '재밋섬' 건물 매입 문제를 파악하지 못했다가 뒤늦게 추가 감사를 진행한데 대해 비판했다. 재무감사가 시작된 날 건물 매입 계약이 체결됐지만, 도감사위는 "진행된 바 없다"는 재단 관계자의 말만 듣고 살피지 못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재밋섬' 건물 매입은 이미 언론보도 등을 통해 도민사회에서 이슈가 된데다 6월14일 도지사 승인까지 받은 상태였다. 부실감사와 알아서 봐주는 셀프감사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그런가하면 이날 행정사무감사에서는 양석완 위원장의 황당한 답변도 논란을 불렀다. 김황국 의원이 "감사위원회의 감사 기능과 공직자 청렴도와 인과 관계가 있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감사를 통해 징계를 많이 내리면 청렴도 평가에 오히려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대답한 것이다. 공무원들에 대한 징계가 많다보면 도민들에게 공직사회 비리가 많은 것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그렇다고 감사를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은 말이 안된다. 잘못에 대한 엄격한 처벌이 있어야 비리가 줄고 공직사회가 청렴해질 수 있다. 그것이 바로 감사의 기본 목적이다. 

도감사위원회는 도지사 산하 기구인데다 감사위원장을 도지사가 임명하다보니 객관적이고 공정한 감사를 하기 어려운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 때문에 출범 때부터 종종 제식구감싸기·부실감사라는 여론의 질책을 받아왔다. 결국 도감사위원회의 독립성 확보가 무엇보다 시급한 일이다. 더불어 도감사위원회 역시 인사권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본연의 역할과 기능에 맞게 원칙과 소신에 따라 감사를 진행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