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정치부 차장

2년 전 오늘 대한민국 국민들의 손에는 너도 나도 작은 촛불이 들렸다. 작은 불꽃이 모여 이룬 촛불 물결은 광화문 광장을 환하게 비추며, 또 하나의 역사를 이뤄냈다. 주말 저녁, 개인을 위한 시간을 반납하고, 촛불을 든 데는 당시 느낀 자괴감과 국가로부터 받은 상처를 내 아이한테 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아서도 당연했다. 그렇게 우리는 모두 하나가 돼 '나라 다운 나라'를 외치면서 정권교체를 이뤄냈다.

2년이 흐른 지금. 당시 박근혜·최순실 국정농단을 비난하며 정권교체를 이뤄낸 국민들은 현 정부를 향해 '적폐청산'을 주문하고 나섰다. 지난 27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박근혜 퇴진 촛불 2주년 조직위원회(촛불조직위)는 광화문 광장에서 '촛불2주년 기념대회'를 열고 그날을 재현했다. "여전히 촛불 민의를 가로막는 수많은 적폐와 맞서고 있다"며 "국회·정부·사회·노동·대학에 산적한 적폐를 하루빨리 청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박 전 대통령의 탄핵부터 현 시점까지의 과정을 되짚으며 "여전히 부패한 정치세력이 국회에서 정치농단을 일삼고 개혁입법의 진행률은 0%에 불과 하다"고 평가하며 개혁을 촉구했다. 이와 함께 현 정 부 출범이후 논란이 됐던 △미투운동 △대학개혁문제 △사법농단문제 등과 △재벌개혁 △선거제도 개혁 △부동산 문제 △일자리 문제 △소상공인 상권 보장 등 사회적 현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국정농단의 주역인 박 전 대통령과 그의 비선실세 최순실씨는 서울구치소와 서울 동부 구치소에 각각 수감 중이다. 권력을 뒤에 엎고 직권남용을 일삼은 안종범 전 청와대 경제수석, '민정수석'이라는 직위가 무색케도 이 모든 것을 방관한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그리고 그 연결고리가 됐던 이재만·안봉근 전 청와대 비서관 등 관련인들 모두 그 댓가를 치루고 있다. 또 이미 출소한 정호성 전 청와대 부속비서관, 김기춘 전 비서실장 역시 또 다시 법의 심판대에 놓여질 전망이다.

국민들은 여전히 손에 든 촛불에 '민의'를 담아 환한 빛으로 '나라'에 말하고 있다. 촛불로 탄생한 정권인 만큼 정부는 암흑 속에 간절함을 담아 든 '촛불' '민의'를 되새겨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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