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당하므로 불이행' 군의 총살명령 거부
문 서장 '올해의 경찰 영웅' 선정

1950년 군 당국의 예비검속자 총살명령에 대해 거부해 도민 2백명을 구한 고 문형순(1897∼1966년) 전 성산포경찰서장을 추모하는 흉상이 1일 제주지방경찰청 앞에 세워졌다.

이날 제막식에서는 이북5도민회, 제주 4·3 관련단체, 대정·성산 생존자 및 유가족, 경우회, 유관기관, 경찰협력단체, 후배경찰관 등 200여 명이 참석하여 성황을 이루었다. 

평안남도 안주에서 태어난 문 서장은 일제강점기 때 만주일대에서 독립운동에 참여하다가 광복 후 경찰에 투신하였다. 1949년 모슬포 경찰서장으로 근무하면서 좌익혐의를 받던 주민 100여 명을 자수시켜 훈방했다. 1950년 성산포 경찰서장 재임 중에는 군 당국의 예비검속자 총살명령에 대해 '부당하므로 불이행' 한다며 단호히 거부, 2백여 주민의 목숨을 구한 의로운 경찰관이었다. 

경찰청은 '올해의 경찰 영웅'으로 문 서장을 선정했다.

문 서장의 흉상은 제주도미술협회 부지회장 성창학 작가가 맡아 제작했다. 흉상은 청동으로, 좌대는 화강석으로 만들어졌고 흉상과 좌대를 합쳐 197cm 높이로 세워졌다. 

문 서장이 총살 명령을 거부하면서 목숨을 건진 강순주(86)씨는 추도사에서  "4·3이 재조명 되면서 70년이 지난 지금에야 업적을 인정받게 되었으니 얼마나 기쁜지 모른다"며 "생을 마칠 때 까지 고마움을 간직하며 살겠다"고 말했다. 김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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