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쓰레기 문제가 심각하다. 전국의 바다에서 수거되는 해양쓰레기는 매년 10만톤에 가깝다. 바다에 마구 버려지는 쓰레기는 해양 오염과 생태계 교란의 주범이다. 이 가운데 바다에 가장 위협이 되는 것은 폐그물, 통발, 밧줄, 낚싯줄, 낚시 추 등 폐어구다.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국내 연근해에서 사용 후 버려지는 폐어구는 연간 4만4000톤에 달하지만 수거율은 57% 정도에 그치고 있다. 나머지는 그대로 바다 속에 남아있는 것이다.

'물고기의 무덤'으로 불리는 폐어구의 폐해는 말할 수 없이 크다. 특히 나일론 재질로 만들어진 폐어구들은 수백년이 지나도 바다 속에서 썩지 않고 방치된다. 이들 버려진 어구에 물고기 등이 걸려 죽는 일이 다반사다. 그런가하면 어선 스크류에 폐어구가 걸려 선박사고를 일으키기도 한다. 제주 연안에서도 폐어구로 인한 어장 피해가 연간 700억원 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될 정도다.

이처럼 폐어구가 바다환경에 악영향을 끼치면서 생분해성 어구 보급사업이 시행되고 있다. 생분해성 어구는 1~2년이 지나면 박테리아나 곰팡이 등 바닷속 미생물에 의해 분해되는 섬유로 만들어졌다. 제주시도 올해 6억5000여만원을 들여 참조기 유자망 어선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추진 중이지만 실적은 저조하기만 하다. 110척 가운데 현재까지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어선은 9척에 불과하다. 보관창고를 따로 만들어야 하는데다 일반 중국산 나일론 그물보다 가격도 비싸 어민들이 사용을 꺼리는 탓이다.

제주의 바다환경과 수산자원 보호를 위해 생분해성 어구 사용은 중요하다. 바다가 황폐화되고 있다고 걱정만 할 것이 아니라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생분해성 어구 사용의 활성화를 위해 행정은 지원 및 홍보 강화 등에 적극 나서야 한다. 더불어 어민들도 먼저 생분해성 어구를 사용하는 인식 전환도 시급하다. 바다는 어민들의 생업의 터전이다. 바다가 훼손되면 어민들의 삶의 기반도 무너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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