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부터 소나 말의 방목이 금지되면서 한라산에는 제주조릿대가 번성하기 시작, 지금은 한라산 거의 전체를 뒤덮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변해버렸다.

제주조릿대가 극성을 부리면서 과거 진달래를 비롯한 각종 꽃이나 자생식물들로 장관을 이루던 한라산이 조릿대 일색으로 변해 탐방객들로부터 많은 아쉬움과 불만이 터져나오고 있다.

이와 함께 제주조릿대로 세계적인 자산으로 평가받고 있는 한라산의 고유식물과 희귀식물이 사라지는 식물종 다양성 감소 현상이 심화되면서 식물에 의존하는 수많은 생물의 생존을 위협하는 결과로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도세계자연유산본부가 19일 한라수목원 생태학습관에서 개최한 '2018년 제주조릿대 관리방안 연구용역' 최종보고 자료에 따르면 한라산국립공원 전체면적 153.40㎢ 가운데 95.3% 146.13㎢에 제주조릿대가 분포하고 있다.

또 제주조릿대는 해발 1400m 이상 아고산지역 21.54㎢ 중 19.02㎢(88.3%), 해발 400m 이상 지역 442.31㎢ 중 347.20㎢(78.5%)에 분포, 골프장·목장·경작지 등 저지대 토지 이용 지역과 계곡·오름 정상부·수림 일부를 제외한 대부분의 초본층을 점령하고 있다.

이처럼 제주조릿대로 인해 한라산 토종식물들이 자취를 감추고 있는 가운데 용역을 맡은 동북아생물다양성연구소가 지난 5월부터 이달까지 만세동산 1만㎡에 말을 방목한 결과 조릿대 양이 25% 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년동안 말 방목과 함께 벌채를 실시한 결과 제주조릿대 밀도가 42%, 줄기는 68% 감소한 반면 출현종수는 27% 늘면서 산철쭉, 털진달래 등 관목류의 생육이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도는 말 방목과 벌채에 따른 제주조릿대 감축 방안을 면밀히 검토, 한라산의 생태계를 보존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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