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가 복지예산을 늘렸다고 강조하지만 홀로 사는 독거노인들이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겨울 문턱에 들어선 도심지 골목길에서 리어카에 폐지 등을 실은 노인들의 발걸음에서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기초생활보장비와 기초노령연금을 받는다고 해도 생계·의료비에는 턱없이 모자란 탓에 일을 해야 하는 형편이다. 심지어 낡은 집과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노인돌봄서비스 혜택을 받지 못하면서 겨울을 맞는 독거노인들이 가난과 외로움에 시달리고 있다. 

제주도에 따르면 도내 독거노인은 현황을 파악하지 않은 2017년을 제외하고 2015년 1만1258명, 2016년 1만719명, 올해는 이달 현재 1만133명으로 집계됐다. 도는 이에따라 독거노인생활관리사 180여명이 독거노인 가정을 직접 찾아 주거·건강상태 조사 및 겨울철 난방용품을 지원하는 노인돌봄서비스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내년에도 36억원을 투입해 노인돌봄서비스 대상자를 확대할 방침이다. 

하지만 노인돌봄서비스 사업의 사각지대에 놓인 독거노인들은 매일 생계 유지와 건강관리에 대한 위기감이 높다. 돌봄서비스를 받는 독거노인들이 2015년 4300명, 2016년 4350명, 올해 4225명으로 전체의 44%에 그치면서 '절반의 복지'란 오명을 쓰고 있다. 도내 독거노인 10명중 6명이 돌봄서비스를 받지 못한 결과 외롭게 세상을 떠나는 고독사 등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셈이다. 

도가 내년 예산을 확대한다고 밝혔지만 사각지대를 모두 해소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독거노인을 지원하는 현장 관계자들은 충분한 예산 확보가 돼야 한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실제로는 빈곤한 생활에 놓여있지만 팔지도 못할 낡은 집 등이 있다는 이유로 지원 대상에서 배제되는 사례가 절반 이상을 넘는다. 지원 기준에는 못 미치지만 빈곤으로 어려움을 겪는 독거노인을 위한 제주도의 돌봄서비스 확대가 시급하다. 아울러 주변의 독거노인들에게 관심을 갖는 이웃 등 지역사회의 공동체 역할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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