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정치부 차장

복수불수. 주(周)의 무왕(武王)을 도와 은(殷)의 주왕을 몰아 내는데 큰 공을 세워 후에 제(齊)나라의 왕이 된 강태공. 그가 벼슬하지 않을 때 아내 마씨는 남편이 학문에만 열중하고 가정을 돌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집을 나가 버렸다. 그 뒤 문왕에게 등용 돼 공을 세우고 제나라 왕이 되자 마씨는 강태공의 앞에 나타나 거둬줄 것을 원했다. 강태공은 물 한 동이를 길어오게 한 뒤 그 물을 땅에 쏟아 부었다. 이어 마씨에게 땅에 엎은 물을 다시 동이에 담아 볼것을 요청했지만 담지 못했다. 강태공이 말하기를 '그대는 이별했다가 다시 결합할 수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이미 엎지르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는 것이다'며 마씨를 아내로 맞아 들이지 않았다. 엎어진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도로위의 '살인행위'라 불리는 음주운전 역시 마찬가지다. 음주운전은 순간의 잘못된 판단으로 운전자 자신 뿐만아니라 타인의 목숨까지도 위협하지만 우리 일상에서 끊이지 않고 발생하고 있다. 때문에 정부는 음주운전 처벌 기준 강화를 지시, 국회에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 외 음주운전 수치 기준 강화를 위한 도로교통법 개정이 추진중이다. 이른바 '윤창호법'이라 불리는 개정안은 부산 해운대에서 음주운전 사고로 숨진 고(故) 윤창호씨 사망 사건을 계기로 마련됐다. 그러나 정작 해당 법을 공동발의한 이용주 의원을 비롯해 김종천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의전비서관 마저 최근 음주운전으로 적발된 등 사회적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는 2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아울러 해당 법이 최종 처리될 경우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할 경우 3년 이상 유기징역에서 최대 무기징역에 처하고 사람을 다치게 할 경우도 1년 이상 15년 이하 징역, 또는 벌금 1000만원 이상 3000만원 이하를 부과한다. 그러나 무엇보다 음주운전은 운전자의 경각심이 중요하다. 12월과 1월 연말연초 술자리가 집중되는 만큼, '괜찮겠지' '이쯤이야'하는 안일한 생각으로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만들지 않도록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엎지른 물은 다시 담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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