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실현 과제

'갈등 해소' '화합·치유' 통한 일보 전진 강조
개발·성장 피로감 누적…양면적 반응 반발 ↑
이해집단 입장차 첨예, 사회적 논의 중요해져

제주4·3 완전 해결 의지와 더불어 We♥프로젝트와 제주해녀문화 등 제주 공동체 정신 회복을 주도해온 제민일보는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를 2019년 새해 주제로 설정했다. 이를 실현하기 위해 지역현안에 대한 폭넓은 논의와 공감 확대가 그 어느 때 보다 중요하다. 올해로 2년차인 민선7기 원희룡 도정의 중요 현안을 점검하고 과제를 제시해본다.

원희룡 도지사는 2019년도 예산안을 제주도의회에 제출하는 자리에서 '갈등 해소'를 2019년 제주도정의 방향으로 제시했다. 지난해 4년 만에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제주 국정감사에서도 "이제는 제주가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과 치유를 통해 앞으로 나아갈 때"라고 강조했다.

사회 갈등 문제는 제주의 아픈 손가락이다. 대규모 개발 사업과 관광객 증가로 가파른 성장을 하는 과정은 물론이고 사회 인프라 포화와 개발 사업에서 파생한 각종 문제들에 대한 피로감과 학습효과는 갈등과 대립을 낳고 또 키웠다. 이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진다.

삶의 질과 관련한 제주도민의 주관적 의식을 살핀 '2018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에서 유입인구 증가에 대한 양면적 반응을 보인 것도 이런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 인구 유입 현상을 제주 성장 척도로 평가했던 것과 달리 '매우 부정적'(11.5%), '약간 부정적'(34.1%) 등 부정적인 의견이 45.6%나 됐다. '매우 긍정적'(5.4%), '다소 긍정적'(25.5%) 등 긍정적 의견은 31%에 그쳤다.

부정적인 인식을 갖는 이유로는 △주택 및 토지 가격 상승(33.5%) △거주환경 훼손(30.4%) △공동체 문화의 변질 및 주민 간 갈등 유발(20.5%) △자연환경 훼손(14.6%) 등을 꼽았다.

경제성장(37.8%)과 지역의 지속적 성장기반 확보(35.7%), 다양한 인적 자원 확충(20.4%) 같은 기대감이 둔화된 결과다. 각종 개발 사업에 편승해 '주택 및 토지 가격 상승'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던 분위기도 식는 등 도민 사회의 의중을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해졌다.

'제2공항 갈등'해결은 민선 7기 2년차의 우선 과제다. 제2공항 입지 선정에서부터 불거졌던 갈등은 지난해 타당성 재조사 용역 검토 과정에 대한 반발과 국토교통부의 결정만 기다리는 제주 도정의 미온적 대응으로 해결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녹지국제병원 허가 과정에서 숙의형 공론조사라는 장치를 가동하고도 갈등 해결을 이루지 못한 것 역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한다.

선거공신 챙기기 논란을 딛고 탄생한 도지사 직속 소통혁신정책관에게 부여한 '도민 갈등 관리'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던 점 역시 원 도정이 서둘러 해결해야 할 과제로 꼽힌다. 이달 중 수립할 예정인 갈등관리 종합계획 역시 예방적 갈등관리와 현안 공공갈등 조정 및 해소라는 큰 틀을 제시하는데 그칠 공산이 크다는 점도 우려된다.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10년 넘게 갈등을 겪어온 서귀포시 강정마을 공동체 회복을 위해 지난해 12월 출범한 지원위원회가 얼마만큼 역할을 하는지 역시 과제다.

특히 올해 풀어야 할 각종 현안이 이해 집단간 입장차가 첨예하다는 점에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질 것이란 우려가 크다. 각각의 입장만 앞세운 목소리를 하나로 모으기 위한 노력 없이는 찬성·반대라는 평행 구도에서 벗어나기 어렵다.

제주 현안과 공동 발전을 위한 사회적 논의가 그 만큼 중요해졌다. '청정과 공존' 의 제주 미래비전 실현을 위해서는 제도적 통제와 조정도 필요하지만 도민 통합이라는 발판을 우선 다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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