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귤원 간벌을 놓고 최근 일선 자치단체들이 속을 앓고 있다.

 당장 99년산 감귤을 처리하기도 버거운 상황에서 해거리로 생산량 감소가 예상되는 올해 다시 간벌을 추진하자 농가들의 불만이 팽배해 졌기 때문이다.

 3일 시·군에 따르면 서귀포시는 도내 자치단체 가운데 처음으로 지난달 31일 간벌 발대식을 가졌고,남제주군은 이달 1·2일,제주시는 3일 발대식을 열어 올해산 감귤의 적정생산 운동에 시동을 걸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감귤농가들의 불만이 여기저기서 튀어나와 당국을 곤혹스럽게 만들고 있다.

 농가 불만의 요지는 지난해산 감귤도 제대로 처리하지 못한 상황에서 간벌을 추진하는 것은 현지 정서를 외면한 처사라는 것이다.가격 하락도 하락이지만,당국의 방침에 적극 협조해 대대적인 간벌에 나선 결과가 지금의 상황이라면 애써 간벌을 할 필요가 없다는 ‘무용론’도 제기되고 있다.

 일부 농가들은 지난해 간벌을 많이하는 바람에 대과가 많이 생겨 비상품과가 양산됐다는,예전의 주장을 되풀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당국에선 적극적인 간벌 독려에 나서지 못하고 한 발 물러서는 태도를 보이고 있으며,올해 계획한 간벌 목표치를 채우는데도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남군 관계자는 “농가불만이 큰게 사실”이라며 “지난해처럼 행정이 앞장서 간벌을 추진하기 보다 자율적으로 간벌에 참여하는 농가에게 집중적인 행정지원을 하는 쪽으로 방향을 바꿀 방침”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간벌은 긍극적으로 감산 보다는 품질향상이 목적인 만큼 농가들의 인식전환도 필요하다”고 주문했다.<김성진기자><<끝>>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