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출신 송지나 작가 드라마 3·1운동 100주년 기념 창작뮤지컬로
맨스필드 등 4·3 인물 등장…한라산 피난 등 원작 반영여부에 이목

드라마 최초로 제주4·3과 일본군 위안부 등을 다룬 걸작 드라마 '여명의 눈동자'(연출 노우성, 제작 ㈜수키컴퍼니)가 뮤지컬로 재탄생한다. 

지난해 8월 공개 오디션으로 출연배우를 확정하고 지난달 티저 포스터를 공개한 상태로, 드라마에 등장했던 4·3 관련 장면이 무대 위에서 얼마나 재현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창작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1992년 백상 예술대상 TV부문 대상과 작품상을 동시에 수상한 동명의 MBC 드라마를 기반으로 제작된다. 당시 드라마는 소설가 김성종의 대하소설을 제주출신 송지나 작가가 각색해 대본을 구성했다.

일제강점기부터 제주4·3, 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세 남녀의 엇갈린 사랑과 파란만장한 운명을 그려 58.4%라는 기록적인 시청률로 한국 드라마 역사에 한 획을 그었던 작품이다.

드라마에서는 4·3과 관련한 장면도 비중있게 다뤄졌다.

주인공 윤여옥이 제주에서 서북청년단과 무장대의 신경전에 목숨을 위협당하면서 한라산으로 들어가고 토벌대를 피해 동굴을 헤매는 장면, 입산자 가족을 군경에 발설한 마을이장을 최대치가 총으로 쏴 죽이는 장면, 장하림이 4·3 피해를 줄이기 위해 제주9연대장 김익렬과 교감하며 중재하는 장면 등이 그것이다.

이번 뮤지컬이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해 제작된 작품임을 고려하면 일제의 만행과 독립운동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높지만 4·3 관련 캐릭터도 다수 등장해 대략적인 비중을 짐작할 수 있다.

제작사 ㈜수키컴퍼니에 따르면 대치의 친구 '동진'은 대치와 함께 생사를 넘나들며 해방후 고향인 제주에서 4·3에 휘말린다. 대치가 여러 비극을 겪으면서 강한 사람이 되기를 갈망하게 되는 계기가 됐던 인물이다.

동진의 어머니 손에 길러진 제주경찰 '길호'와 그의 동생 '길수', 동진의 가족들도 등장하며, 4·3때 무장대와 평화협정을 주도한 인물인 맨스필드 중령은 '어떻게든 전쟁만은 막아야 한다'는 생각으로 평화협정 체결에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뮤지컬 '여명의 눈동자'는 오는 2월 7일부터 4월 14일까지 서울 디큐브아트센터에서 공연된다. 민족의 아픈 역사를 예술로 승화시켜 감동을 선사하는 동시에 제주4·3 등 잊혀진 역사를 전국 관객 앞에서 되살리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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