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를 찾는 관광객은 2010년부터 급격히 늘기 시작했다. 2008년까지 연간 500만명선이던 관광객은 2013년에는 1000만명을 넘어섰다. 2012년 중국인 관광객 100만명 시대를 연데다 내국인의 제주 발길도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제주도관광협회에 따르면 제주를 찾은 관광객은 2013년 1085만명에서 2014년 1227만명, 2015년 1366만명에 이어 2016년에는 1585만명으로 정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2017년에는 1475만명으로 하락한데 이어 지난해는 1433만명으로 2년 연속 전년보다 관광객이 감소했다.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제주지역 숙박시설이 우후죽순 들어섰다. 2012년말 3만5000실이던 객실은 2015년 5만2000실, 2018년 7만2000실로 5년새 갑절 이상 증가했다. 꾸준한 관광객 증가를 예상하고 숙박업소가 크게 늘어났으나 상황은 정반대다.

지난해 하루평균 도내 체류 관광객수는 17만6000명이다. 필요 객실수가 4만6000실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2만6000여개의 객실이 과잉 공급되는 상황이다. 매일 전체 객실의 36%가 공실로 남는 것이다. 

숙박시설 공급 과잉으로 출혈 경쟁과 업계의 매출하락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업계의 저가 경쟁으로 호텔의 객실당 판매요금은 2014년 13만6000원에서 2017년 11만9000원으로 하락했다. 반면 인건비를 포함해 각종 물가 인상으로 경비는 더 늘어나 업계의 경영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숙박시설 과잉공급은 몇 년 전부터 이미 예측됐다. 제주도도 관광진흥기금 지원 중단과 사업승인 기준 강화 등의 조치를 취하긴 했으나 이미 때를 놓친 데다 대응책도 안일했다. 더구나 올해는 지난해보다 관광객이 더 줄 것이라는 전망마저 나오고 있다. 휴·폐업 증가가 예상된다. 제주도와 경제 및 관광관련 기관·단체, 업계가 머리를 맞대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손을 놓고 있다가는 더 큰 문제를 불러올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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