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의 소방차 5분 이내 현장 도착률이 전국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5분은 화재 초동진압이나 응급환자의 생사를 결정지을 수 있는 골든타임이다. 소방차가 골든타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면 도민들도 화재·구급 등 위기상황에서 적절한 구조를 받기 힘들다. 게다가 농어촌지역일수록 골든타임 확보율이 현저히 낮아 소방안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제주연구원의 '제주지역 소방서비스 개선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70.2%에 달하던 도내 골든타임 내 현장 도착률은 2016년 65.9%, 2017년 56.1%로 급격히 낮아지고 있다. 특히 2017년의 경우 전국평균(57.6%)보다 1.5%포인트나 낮아진 것은 물론 17개 시·도 가운데 경북(34%), 경기(36%), 강원(37.9%), 전남(49.3%)에 이어 하위권을 기록했다. 

더욱 걱정인 것은 농어촌지역의 골든타임 확보율이다. 도심지역을 관할하는 제주소방서나 서귀포소방서는 각각 69.0%와 70.0%의 상대적으로 높은 골든타임 현장 도착률을 보였다. 하지만 동부권역을 관할하는 동부소방서와 서부권역을 관할하는 서부소방서는 각각 45.4%와 34.0%로 매우 취약하다. 

동부소방서와 서부소방서의 골든타임 확보율이 낮은 것은 무엇보다 관할면적이 넓은 탓이다. 제주소방서는 262.56㎢, 서귀포소방서는 254.89㎢이지만 서부소방서는 556.51㎢, 동부소방서는 768.08㎢ 등 제주도 전체의 72%에 해당하는 넓은 권역을 담당하고 있다. 거리가 길다보니 출동시간도 그만큼 길어질 수밖에 없다. 

화재나 응급환자가 발생했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초기대응이다. 이를 위해서는 골든타임 내 현장 도착이 절실하다. 농어촌 등 외곽지역에 대한 인력, 장비 등 소방력 확보가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의용소방대 역할을 강화하는 등 골든타임 확보율을 높이기 위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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