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로 평가되지만 낮시간대의 자연환경 관람 중심으로 관광 인프라가 구축되면서 방문객의 만족도가 높지 못하다. 그래서 제주도와 행정시는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하고, 인근 상권의 매출 증대를 위해 야간에도 즐길 수 있는 인프라 구축에 예산을 쏟아 붓고 있다. 하지만 야간경관 조명 설치후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애물단지'로 전락한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 

부실한 관리로 방치된 야간 경관 조명등은 제주시가 2005년 23억원을 들여 시설한 용담동 해안도로변에서 확인된다. 사람이 통행하는 인도에 1400여개의 바닥 경관등, 보행등, 가로등을 시설했지만 대부분 고장나거나 파손된채 방치되면서 제 기능을 잃고 있다. 또 용담2동 문화예술거리 조성사업 일환으로 설치한 어울마당 인근의 바닥 경관등 역시 고장난 상태로 방치돼 있다. 

야간경관 조명등이 고장 또는 파손된채 방치되자 관광객들의 불만이 쏟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관광객들이 제주관광공사·관광협회 등 유관기관에서 안내한 야간경관 정보를 믿고 용담 해안도로를 찾았지만 밝은 거리는커녕 캄캄한 어둠속에서 헤매이기 일쑤다. 야간 경관조명에 매출 증대를 기대했던 상인들의 실망감도 마찬가지다. 캄캄한 거리로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하면서 제주시가 밝혔던 지역경제 파급 효과 역시 무색한 상태다. 

야간경관 조명이 제 역할을 다하지 못함에도 전면적인 보수·교체가 어려워 관광객·도민들의 불만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조명이 시설된지 10년이 넘으면서 노후화되고, 해안변의 염분으로 고장이 잦아 전면적인 보수가 필요하지만 제주시는 막대한 비용으로 어렵다는 입장만 반복하고 있다. 야간에 즐기고 볼만한 콘텐츠 부족은 관광산업의 질적 성장에도 걸림돌로 작용하기에 예산타령만 반목하는 것은 제주시의 직무 유기와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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