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제주지역에서 첫번째 지진이 발생했다. 제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17일 밤 10시19분께 서귀포시 서쪽 29㎞ 지역에서 규모 2.6의 지진이 발생했다. 진원은 대정읍 무릉리로 발생 깊이는 12㎞, 최대진도는 Ⅲ(3등급)이다. 실내 또는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이 진동을 현저하게 느끼고 정지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수준이다. 집에서 진동을 느꼈다는 신고는 있었지만 다행히 별다른 피해는 없었다.

제주지역에서 지진 발생 빈도가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2012년 3차례에 불과하던 도내 지진 발생 건수는 2017년 13차례로 크게 늘었다. 진앙지는 대부분 해상이지만 육상에서도 지진이 심심치않게 발생하고 있다. 1978년 관측 이래 도내에서 발생한 육상 지진은 1995년과 2004년, 2014년, 2016년에 이어 이번 지진까지 5차례다. 비록 대부분이 규모 2.9 이하로 강도는 약하지만 제주가 결코 지진 안전지대라고 방심할 일이 아니다.

이처럼 제주가 지진에서 자유롭지 않은 상황임에도 대응력은 취약하다. 특히 민간건축물의 내진율은 걱정스러울 정도다. 지난해말 기준 도내 내진설계 대상 공공시설물 1142곳 중 내진설계가 된 건축물은 643곳(56.3%)이다. 전국평균(47.2%)보다 높은데다 정부의 2020년 내진율 계획(55%)도 2년 앞당겼다. 하지만 내진설계가 된 민간건축물은 적용대상 4만9458곳 중 1만1748곳(23.7%)에 그쳤다. 2017년(23.2%)보다 0.5%포인트 올랐을 뿐이다.

지진은 불가항력의 자연재앙이다. 어느 순간 우리 삶에 들이닥쳐 고통을 줄 지 모른다. 하지만 지진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는 없더라도 선제적 대비책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는 있다. 무엇보다 건축물 내진설계 강화에 소홀해서는 안된다. 당국도 예·경보 시스템과 대피소 확충 등 인프라 구축, 대응훈련·교육 등 대책 마련에 적극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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