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민스토리 / 송시태 곶자왈 지킴이·세화중학교 교장

지난해 세화중학교 교장 부임
지난 2000년 박사학위 취득
곶자왈 형성과정 과학적으로 알려

한라산, 오름과 더불어 제주를 대표하는 생태계의 보물이 곶자왈이다. 생태, 지질, 인문학적으로 곶자왈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지만 정작 제주지역에서 관심을 갖기 시작한지는 얼마되지 않았다. 비밀의 문을 처음으로 연 선구자가 바로 송시태 세화중학교 교장(59)이다. 제주대학교에서 해양자원학을 전공한 송 교장은 제주외고, 서귀포고 등에서 학생들에게 지구과학을 가르쳤으며 지난해 세화중 교장으로 부임했다.

송 교장은 지난 2000년 고산중학교 교사로 재직할 당시 '제주도 암괴상 아아용암류의 분포 및 암질에 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으면서 곶자왈 형성과정을 과학적으로 처음 알렸다. 이 논문은 지질학적 분석이 대부분이지만 곶자왈 현장에서 확인한 특이한 식생을 주변에 알리면서 다양한 접근과 연구가 가능하게 됐다.

송 교장을 곶자왈로 이끈 연결고리는 지하수였다. 교사의 길로 접어든 후 육상에서 할 수 있는 연구를 찾던 중 지하수에 관심을 가졌다. 지하수위가 바닷물에 영향을 받는지 분석을 하면서 전선에 뽕돌을 매달아 수위를 측정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내용을 연구논문으로 썼고 후속 작업으로 지하수가 어떻게 강수에 영향을 받는지에 관심을 가졌다.

송 교장은 주말이나 방학이 되면 어김없이 광물성분을 확인하는 망치와 지형도만 손에 든 채 곶자왈로 향했다. 원시 밀림이나 다름없었기에 가시에 찔리거나 미끄러져 상처가 난 것은 셀 수 없을 정도였고 방향감각을 잃어 해질 무렵까지 숲속을 헤매기도 했다. 그는 피나는 고생 끝에 박사논문을 완성했고 이 내용에 관심을 가진 제민일보의 제의로 곶자왈 탐사에 나섰다. 지질은 물론이고 동식물 등 생태 탐사 내용을 신문에 연재하면서 곶자왈은 그렇게 세상에 드러났다. 

송 교장은 그동안 곶자왈과 관련해 논문 20여편과 책 10여권을 펴냈다. 그는 곶자왈 연구와 보전을 운명처럼 받아들였다. 지난 2005년에는 곶자왈에 대한 관심을 높이려고 지인들과 뜻을 모아 '곶자왈사람들'을 조직했다. 곶자왈 보전을 위한 선도적인 역할을 자임하고 있다. 곶자왈을 활용해 자연생태환경에 맞는 체험 공간을 조성하는데 앞장설 계획이다.

송 교장은 "곶자왈에는 세계에서 제주에서만 자라는 제주고사리삼을 비롯해 식물 600여종, 곤충 4300여종이 서식하고 있고 고지대와 저지대를 연결하는 생태계 완충지대"라며 "낙엽활엽수가 대부분인 곶자왈이 있는가 하면 상록활엽수로 연중 푸른 곶자왈이 있는 등 지역에 따라 생태가 다르다. 곶자왈은 더욱 치밀한 연구와 경계 구분 등을 거쳐 온전히 보존해야 할 소중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송 교장은 교육과 관련해서도 "지역교육공동체와 함께하는 인성교육을 통해 같은 방향으로 가는 것이 아닌 같은 마음으로 가는 동행교육을 위해 '혼디꿈을 키우는 행복한 배움터'를 만들것"이라며 "함께 꿈을 키우고 성장하며 행복을 나누는 사람을 육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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