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하수관로 노후화가 심각하다. 도내 하수관로 상당구간이 설치된지 20~30년이 넘으면서 관로가 파손되거나 이음부 이탈, 찌그러짐 등의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노후 하수관은 '싱크홀'(땅 꺼짐)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또 오수 누수에 따른 지하수 오염 등을 일으키고 있어 대책이 시급하다.  

현재 제주지역에 매설된 하수관로는 총 4000여㎞ 규모다. 이들 가운데 상당구간은 1980~90년대에 시설돼 통상적으로 20년 정도인 하수관로의 내구연한을 훨씬 넘긴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사실상 하수관이 설치된 연도를 알 수 없는 구간도 적지 않다. 언제 땅 속에 묻힌 노후 하수관이 파손돼 땅이 내려앉거나 생활하수가 밖으로 새면서 지하수가 오염되는 피해가 발생할지 알 수 없다.  

이같은 위험천만의 하수관로는 도내 곳곳에 산재해 있다. 실제 제주시 일도2동의 경우 1993년에 매설된 하수관로가 낡아 오수 누수와 지반 침하 우려가 높다. 성산읍 지역도 1980년대 초에 설치돼 오수가 누수되는가 하면 성산일출봉 등 연안해역으로 방류돼 해양오염에 악취까지 생기고 있다. 남원읍 중산간지역 역시 1980년대 설치돼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뿐만 아니다. 한림읍, 애월읍, 한경면 등 제주시 서부지역 등은 하수관로 자체가 설치되지 않아 생활하수가 공공처리장으로 유입되지 못하고 있다.   

제주도는 2020년부터 2022년까지 이들 지역에 대해 정비사업을 추진한다. 문제는 1481억원에 달하는 예산이다. 국비만 1012억원에 달한다. 도는 당장 내년도에 필요한 184억원을 정부에 요청했지만 반영될지는 미지수다. 하수관 시설은 도민의 안전과 삶의 질에 직결되는 중요한 인프라다. 하지만 지자체 자체적으로 해결하기에는 역부족이기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 제주도도 국비 확보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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