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의 기적'이었다. 지난 7일 오전 제주시 조천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던 40대 남성이 갑자기 쓰러져 의식을 잃었다. 당시 이 남성은 호흡과 맥박이 없는 위급한 상태였다. 하지만 동료가 곧바로 심폐소생술(CPR)을 실시한데다 현장에 도착한 119구급대원도 병원 이송 과정에서 심폐소생술을 이어가면서 응급실에 도착하기 전에 의식을 되찾을 수 있었다. 골든타임 안에 적절한 조치가 이뤄진 덕분이었다. 

제주도소방안전본부에 따르면 올들어 3월말 현재 도내에서 심정지 환자 150명 중 14명이 119구급대의 심폐소생술로 소중한 생명을 구했다. 지난해도 473명 중 43명이 심폐소생술로 목숨을 되찾았다. 특히 이들 43명 중 21명은 병원 치료 후에 후유증 없이 정상 회복됐다. 2014년 이후 최근 5년간 도내 심폐소생술 소생환자는 2014년 17명, 2015년 30명, 2016년 24명, 2017년 18명 등 110명(정상 회복 기준)에 이른다. 

심폐소생술은 심정지 환자에게 절대적인 응급조치라 할 수 있다. 심폐소생술만 제대로 해도 귀중한 생명을 구할 수 있다. 심장 정지의 골든타임은 4분에 불과하다. 심정지가 발생한 후 1분이 경과할수록 사망률은 7%씩 높아진다고 한다. 또 4분이 넘어가면 급격한 뇌 손상이 진행되면서 소생이 쉽지 않고 살아난다고 하더라도 의식불명 등 상당한 부작용이 생기게 된다. 그만큼 병원에 이송하기 전에 즉각적인 심폐소생술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급속한 고령화와 고지방·고열량의 서구화된 식습관 등에 따른 심혈관 질환 증가로 심정지 환자는 더욱 늘어날 것이다. 누가 언제 어디서 위급한 상황에 맞닥뜨리게 될 지 모를 일이다. 심정지의 골든타임을 지키기 위해서는 신속한 응급체계 구축과 구급대원들의 역량 강화는 물론이다. 아울러 다각적인 심폐소생술 교육 확대와 함께 도민들의 관심과 참여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