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세월호 참사 5주기가 되는 날이었다. 2014년 4월16일 인천에서 제주로 오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하면서 수학여행에 나섰던 안산 단원고 학생 등 300여명이 목숨을 잃었다. 우리사회는 충격과 비탄 속에 "그 날을 잊지말고 기억하자"며 안전에 대한 목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참사 5년이 지난 지금 크게 달라진 것은 없어 보인다. 제주 해상을 운항하는 선박들의 안전사고도 끊이지 않고 있다.   

제주지방해양경찰청에 따르면 지난 3년간 제주 바다에서 사고를 당한 선박은 2016년 491척, 2017년 467척, 2018년 445척 등 모두 1403척에 이른다. 올들어서도 3월말 현재 118척이 사고를 당하는 등 최근까지 1521척의 선박 사고가 발생했다. 하루 1척 이상의 선박들이 제주 바다에서 사고를 겪고 있는 것이다. 이들 사고로 32명이 소중한 목숨을 잃었으며 33명이 실종돼 생사 여부를 알 수 없다. 

문제는 선박 사고의 가장 큰 원인이 안전불감증이라는 점이다. 정비 불량과 운항 부주의에 의한 사고가 각각 588척(39.7%)과 506척(33.3%)으로 전체 사고 원인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또 관리 소홀에 의한 사고도 136척(8.9%)이었다. 바다에 나가기 전에 조금만 신경을 써서 엔진이나 부품 등 선박의 상태를 점검하거나, 운항 중에 안전규칙을 잘 지키고 주의를 기울였다면 사고를 예방할 수 있었다는 말이다. 

사고는 언제 일어날지 알 수 없다. 사고가 일어난 뒤에 '그때 좀더 주의했더라면' 후회해봐야 소용없다. 특히 세월호 참사에서 겪었듯이 해양사고는 발생하면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무엇보다 선장과 선원들이 기상이나 장비 등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대비가 중요하다. 아울러 해경과 해양당국 역시 선박 안전사고 예방을 위한 지도·관리와 해상사고에 대한 현장 대응력 강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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