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와 상생 품고 달려온 마라톤

완연한 봄, 4월이다. 제주의 4월에는 아직도 풀리지 못한 것들에 대한 한숨과 변화의 희망이 교차한다.

그나마 올해는 4·3 완전 해결이라는 숙제에 한 발 더 다가가며 평화의 기운이 무르익고 있다. 추념식에서 4·3의 상징곡인 '잠들지 않는 남도'가 처음으로 '제창'됐고, 경찰청과 국방부가 71년만에 공식사과와 함께 추념식에 참석해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평생을 고통받아온 4·3 수형인들은 71년만에 받은 무죄 취지의 공소기각 판결로 어느 해보다 남다른 감회 속에 추념식을 찾았다.

제민일보 '평화의 섬 제주국제마라톤'의 시작점도 제주4·3의 완전한 해결이었다. 

지난 2005년 1월 세계평화의 섬 지정과 제주 4·3의 비극을 화해와 상생으로 풀어내고자 4·3평화국제마라톤대회를 시작으로 매년 개최해온 '평화의 섬 제주국제마라톤대회'가 올해로 16회를 맞았다.

제주도민들이 그토록 염원해왔던 평화와 상생을 달리는 이유에 담고, 서로를 보듬어가며 같은 곳을 향하는 달림이들의 가뿐 숨결과 발걸음으로 역사를 만들어왔다.

이낙연 국무총리의 추념사 중 "…제주도민들은 4·3의 상처와 미움을 먼저 용서하고 껴안았고, 제주의 용서와 화해는 우리 사회에 감동과 교훈을 주었다"는 언급도 화해와 상생으로 평화를 완성하자는 대회 모토와 맞물린다.

그러나 눈 감고 귀 막아야 했던 인고의 세월 끝에 찾아온 '제주의 봄'은 아직 그 끝을 보지 못했기에 우리의 달림은 멈추지 않는다.

역사를 기억하고 달리는 평화마라톤 자리에서 오늘의 새로운 역사 만들기에 함께하는 것 만큼 순수한 즐거움이 또 있을까.

 

2019 평화의 섬 제주국제마라톤대회 코스

올해도 도심 수놓는 3500 달림이들

올해 '2019 평화의 섬 제주국제마라톤대회'에는 3500여명의 달림이들이 4월 제주 도심을 함께 달리며 열정을 수놓는다.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김영진)와 제주도육상연맹(회장 서현주)이 주관하는 이번 대회는 오는 28일 오전 9시 제주시 애향운동장에서 출발해 오남로를 거쳐 애조로를 돌아오는 코스로 펼쳐진다. 

가장 짧은 5㎞ 코스(애향운동장-오라구장-제주종합경기장-감나무집 사거리-제주보건소 사거리 반환점)는 온가족이 부담 없이 즐기며 달릴 수 있는 코스다.

10㎞코스는 5㎞코스에 이어 오남로를 따라 KBS제주방송총국-아연로 제주교도소 진입 전 300m 지점에서 반환하는 레이스다. 

난이도가 높은 하프코스는 10㎞코스를 지난 후 제주교도소 방면을 따라 애조로 진입 후 동쪽 방향으로 첨단로 입구 전 능산교를 돌아오는 코스로 치러진다. 

시상은 코스와 나이에 따라 마스터부 10㎞ 슈페리어(만 60세 이상), 10㎞ 시니어(만 50세 이상~만 60세 미만), 10㎞ 일반(만 50세 미만), 하프 시니어(만50세 이상), 하프 일반(만 50세 미만) 남녀부로 나눠 각각 시상한다. 

또 2015년 대회부터 진행하고 있는 하프코스 클럽대항전은 도내 유명 마라톤클럽간의 뜨거운 경쟁으로 대회의 백미를 장식한다.

다만 대회당일 오전 8시30분부터 낮 12시까지 마라톤 구간 교통 통제가 이뤄지기 때문에 이 구간을 운행하는 운전자들의 불편이 예상돼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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