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제주 만들기 <2> 서울시

서울시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한 '천 개의 숲, 천 개의 정원 프로젝트'를 통해 조성한 경의선 숲길 전경.

2014년부터 '천 개의 숲, 천 개의 정원 프로젝트' 추진
올해 3000만그루 나무심기로 확대…5개 핵심전략 수립   
연간 노후 경유차 6만4000대 배출 미세먼지 저감 효과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은 전국 공통 현안이다. 특히 인구와 자동차가 밀집해있는 서울시는 오래 전부터 대기오염 저감을 위한 대책을 추진해왔다. 나무심기 사업을 통한 도시숲 조성 등이 대표적이다. 자동차 전용도로와 학교 통학로 주변에 공원을 조성하고 건물을 활용한 도시녹화사업도 추진하고 있다. 시민들이 참여하는 도시숲 조성사업도 병행해 대기오염 방지를 위한 공감대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3000만그루 나무심기 돌입

서울시는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시내 자투리땅과 빈 공간에 숲과 정원을 조성하는 '천 개의 숲, 천 개의 정원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이를 통해 서울 전역에서 숲 1038곳, 정원 1165곳 등 2203곳의 숲과 정원이 탄생했다. 면적으로는 여의도공원 6배에 달하는 공원면적 1.26㎢를 확충했다.

나무심기 실적도 2014년 504만그루, 2015년 242만그루, 2016년 260만그루, 2017년 239만그루, 2018년 285만그루 등 1530만그루를 심었다. 

서울시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2022년까지 3000만그루의 나무를 심는 '2022-3000, 아낌없이 주는 나무심기 프로젝트'를 추진키로 했다. 지난 4년간 1500만그루를 심은데 이어 향후 4년간 1500만그루를 추가로 심는다는 계획이며, 총사업비는 4800억원이다. 

이 프로젝트는 5개 핵심전략으로 추진된다. 도시환경 개선을 위한 나무심기 전략 개선 및 강화, 미세먼지 민감군 보호를 위한 특화사업 확대, 대규모 유휴공간 활용 다양한 녹지공간 확충, 생활밀착형 녹지공간 조성과 기존 도시숲 보존, 민관협력사업 확대 등이다. 

3000만그루 나무심기는 노후 경유차 6만4000대가 1년 동안 내뿜는 미세먼지를 줄이고, 에어컨 2400대가 5시간 동안 가동하는 것과 동일하게 도심온도를 낮추는 역할을 한다. 

또 성인 2100만명이 1년간 숨 쉴 수 있는 산소를 공급하는 것과 맞먹는 효과로 전해지고 있다. 

△미세먼지 저감숲 등 다양

서울시는 미세먼지 저감을 위해 다양한 형태의 도시숲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관악산과 북한산에서 생성되는 맑고 찬 바람을 강남, 강북 도심으로 끌어들여 도심 열섬현상과 미세먼지를 분산시키는 '바람길 숲'을 조성키로 했다. 

또 아파트를 지을 때 도로와 주거공간 사이에 숲을 조성해 미세먼지 유입을 막는 '차단숲', 공사장 가림막 주변에 나무를 심는 '차폐숲', 건물 외벽을 활용한 '벽면녹화' 등을 추진 중이다. 

대형공원과 주요 간선도로 주변, 한강 및 주요 하천변 등 유휴공간도 활용한다. 

오는 5월 식물원과 공원을 결합한 서울식물원을 개원하고 올림픽대로와 강변북로 등 자동차 전용도로변에는 2022년까지 210만그루를 심어 '미세먼지 저감숲'을 조성한다. 

학교 운동장과 교내 공간 등을 활용한 에코스쿨 사업도 확대한다. 올해 53개교를 대상으로 학교숲 및 자연학습장 조성사업을 추진하고 10개 학교 통학로에도 숲을 조성키로 했다. 

특수학교와 복지관 등 사회복지시설 주변에도 '나눔숲'을 조성해 휴식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지하철역과 버스정류장 등 시민 일상과 가까운 장소에 생활밀착형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한편 훼손된 산림 복원과 기존 도시숲 보전에도 집중한다. 

나무를 심기 어려운 광장에는 화분 등을 활용해 '움직이는 숲'을 조성하고 실내정원도 확대해나가기로 했다. 

횡단보도 주변 100곳을 선정해 '그늘목'을 심고, 버스중앙차로 주변이나 버스정류장 상부에 녹화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가로수는 1열이 아닌 2열 식재로 추진하고 키 큰 나무 아래에는 작은 나무와 꽃을 심어 '가로숲 길'을 조성한다. 가로수 2열 식재는 1열 식재에 비해 미세먼지 저감효과가 25.3% 크다는 것이 서울시 설명이다. 

△시민 참여 민관협의체 가동

서울시는 공공 주도의 사업과 병행해 시민들의 참여도 유도하고 있다. 

도시환경 개선과 도시숲 조성을 위한 상시적 협의체로 조경·산림·환경 등 분야별 전문가와 학회·협회,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 지난 1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시민 100명이 참여하는 나무심기 시민원탁토론회를 개최하는 등 공감대를 형성해나가고 있다. 

또 지난 2월 녹지공간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나무 심을 숨은 땅 찾기 시민공모'도 진행했으며, 접수된 의견 1300여건에 대한 실현 가능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울시는 올해 시민과 기업이 함께 하는 나무심기 행사를 20회 계획하고 있으며, 숨은 땅 찾기 공모와 나무심기 참여를 위한 웹서비스도 구축키로 했다.  

취재팀=박훈석 편집상무.선임기자, 김경필 사회부장, 양경익 사회부 기자, 이은지 정치부 기자

조진성 서울특별시 공원녹지정책과 주무관

"서울시민 1명이 나무 1그루만 심어도 1000만그루 나무가 서울 전역에 심어진다. 시민들의 참여로 미세먼지와 대기오염을 극복해나가고 있다"

조진성 서울특별시 공원녹지정책과 주무관은 미세먼지 극복을 위한 도시숲 조성방안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조 주무관은 "지난해 여름 서울 낮 기온이 40도에 육박할 정도로 폭염이 기승을 부렸다"며 "올해는 고농도 미세먼지로 인해 마스크가 생필품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시는 2017년 미세먼지에 대응하고자 조례를 만들고 10대 대책을 세워 추진하고 있지만 도시 열섬현상과 대기오염 등 환경문제는 나날이 심각해지고 있는 실정"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환경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자 도시숲 조성에 행정력을 집중해나갈 계획"이라며 "오는 2022년까지 3000만그루 나무를 서울 전역에 심어 미세먼지 등 대기오염을 저감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그는 "도시숲 양적 확대와 함께 기능적인 측면도 고민하고 있다"며 "도시숲은 단순히 녹지나 휴식처가 아니라 미세먼지, 폭염, 도시 열섬현상과 같은 환경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해법이 돼야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떤 나무를 어디에, 어떻게 심을지를 논의하고 있다"며 "서울기술연구원을 통해 환경문제 해결에 적합한 수종을 선정해 심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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