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노인들의 삶이 이렇게 외로울 수가 없다. 제주는 2017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14.17%로 고령화사회(노인 인구 7% 이상)를 지나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지난해말 도내 노인 인구는 9만6207명으로 전체의 14.42%에 이른다. 이처럼 제주지역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혼자사는 독거노인 수도 늘고 있다. 그런데 이들 중 상당수가 사회활동이나 이웃과 왕래도 없이 사회와 고립된 외톨이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승희 의원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2018년 독거노인 사회적 관계망 조사결과'를 보면 참으로 걱정스럽다. 혼자 살면서도 경로당이나 노인복지관에조차 가지 않고 집에서만 생활하는 노인들이 너무 많은 탓이다. 자료에 따르면 제주지역 독거노인 1만458명 중 무려 70.6%(7378명)가 사회활동을 전혀 하지않고 있었다.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것은 물론 전국평균(51.5%)보다 19.1%포인트 웃돌았다.

뿐만 아니다. 도내 독거노인들은 사회활동만이 아니라 주변 사람들과도 왕래 없이 살고 있었다. 28.3%가 이웃과의 왕래조차 없는 상황으로 인구수로 보면 대전(32.2%), 울산(29.6%)에 이어 세번째로 높은 비율이다. 그런가하면 가족과도 아예 연락이 끊겼다는 독거노인도 17.9%나 됐다. 설령 연락이 닿고 있더라도 절반 가까이는 연 1~2차례(25.1%)나 분기에 1~2차례(21.3%)에 그치고 있었다. 

혼자사는 삶은 외롭다. 특히 노년에 겪는 고독감은 노인들을 더욱 무기력하게 만들고 우울감을 키우게 된다. 삶의 질도 현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결과를 낳는가 하면 지켜보는 이가 아무도 없이 혼자 쓸쓸히 죽음을 맞는 사례도 적지 않다. 너무도 안타까운 일이다. 독거노인들이 사회·이웃과 단절되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보다 촘촘한 복지체계 구축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