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안일하다. 제주도가 올 7월부터 야간 공항택시 할증제를 도입하려던 방침을 철회하면서 기존의 쿠폰제를 유지하기로 한 것이다. 사전에 충분한 검토없이 정책을 결정했다가 반대 여론에 부딪혀 보름도 안돼 폐기하면서 내놓은 대안이 도로 도민들의 혈세 퍼주기이고 보니 탁상행정이란 지적도 나오고 있다.  

공항택시 할증제는 오후 7시부터 오전 1시까지 택시를 이용하는 승객에게 할증운임료 2100원을 내도록 하는 방안이다. 야간시간대 제주공항의 만성적인 택시 부족 현상에 따른 이용객 불편을 해소한다는게 제주도의 설명이었지만 논란이 컸다. 실상은 현재 도 예산으로 시행되고 있는 택시 쿠폰제를 없애면서 그 부담을 이용객에게 떠넘기는 것에 다름 아니기 때문이다. 바가지 요금 등 제주관광에 부정적 이미지를 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이처럼 비판이 거세지자 도는 결국 공항택시 할증안을 없던 일로 하기로 했다.

문제는 제주도가 할증제 대신 선택한 대안이 다시 '쿠폰 지원'이라는 것이다. 도는 2016년 10월부터 월요일부터 목요일은 오후 10시부터 오전 1시까지, 금요일부터 일요일은 오후 7시부터 오전 1시까지 공항에서 승객을 태운 택시에 회당 2200원의 쿠폰을 지급하고 있다. 들어가는 예산만 매년 5억원 가량에 이른다. 도입 당시부터 별다른 감시체계가 없어 투명성이 부족한데다 도민 혈세로 택시업계 배만 불리는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을 받아왔다. 

제주도 역시 택시 쿠폰제의 문제점을 모르는 바가 아니다. 그런데도 별다른 검토 없이 다시 손쉽다고 쿠폰 지원은 아니다. 제주도가 2017년 막대한 예산을 들여 대중교통체계를 대대적으로 개편하면서 모든 급행버스는 공항을 거치고 있다. 이용객들의 이동이 그만큼 용이해졌다. 야간에 버스 운행시간을 늘리고 노선 세밀화 등 택시대체 수단 확보를 비롯해 다각적이고 실효성있는 대안 마련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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