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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엔 중심서 제주4‧3 미국 역할과 책임문제 거론
김용현 기자
입력 2019-06-21 (금) 14:22:17 | 승인 2019-06-21 (금) 14:24:06 | 최종수정 2019-06-23 (금) 16:31:49
뉴욕유엔본부_제주4·3심포지엄

20일 유엔본부서 제주4·3 인권 심포지엄 개최 도민학살 미국 명령 강조
미국정부 도민사회 사과 이끌어내고 4·3평화운동 노벨평화상 추천 제안

‘제주4·3의 의미’와 ‘화회와 상생’의 정신을 널리 알리는 자리가 세계국가의 중심인 유엔(UN)본부에서 열렸다.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가 주최하고, 제주특별자치도, 강창일 국회의원실, 제주4‧3평화재단 공동 주관하에 ‘제주4·3의 진실, 책임 그리고 화해’라는 주제로 20일(현지시각) UN본부 회의실에서 ‘제주4·3 인권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이번 심포지엄은 유엔 외교관과 38개 국내외 협력단체 관계자 등 150여명이 참석이 참석한 가운데 4·3에 대한 미국의 역할과 책임문제가 중점 거론됐다.

특히 세계적 석학들과 제주4‧3 유족의 발표를 통해 미국의 책임문제와 함께 4·3의 정신과 진상규명운동 과정을 과거사 문제 해결의 새로운 세계적 모델로써 모색한 자리로 4·3평화 화해운동을 노벨평화상 추천운동으로 승화하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주최측 주유엔대한민국대표부 조태열 대사는 “제주4·3사건의 의미를 되새겨보고 아직도 전세계에서 학살과 인권침해로 고통받고 있는 이들에 대해 이 사건이 갖는 함의를 광범한 분야에 걸쳐 이루어지고 있는 유엔의 맥락에서 반추해 볼 수 있는 각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협력단체의 대표로 축사에 나선 미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CUSA) 짐 윙클러 회장은 “4·3이라는 참극은 수만 명의 민간인이 학살당한 사건으로 동아시아에서 가장 규모가 컸던 학살의 하나이나 제주도민들이 이 끔찍한 비극을 이겨내고 4·3을 평화, 인권, 화해, 공존의 모델로 만들어 내 주신데 대해 감사드린다”고 인사했다.

양조훈 제주4·3평화재단 이사장은 “4·3의 참극은 미국과 한국정부가 동시에 책임이 있는데도 한국정부는 대통령이 공권력의 잘못을 인정해서 세 번이나 사과했다”며 “하지만 미국정부는 계속 침묵을 지키고 있어서 미국 지식인과 언론의 각별한 관심을 호소한다”고 역설했다.

강우일 주교(전 한국천주교주교회의 의장)는 “제주4·3 당시 처형과 학살을 한국경찰과 군인이 저질렀지만, 정책을 수립하고 명령을 이행한 이들은 미군 지도부였다”며 “미국 당국이 어떤 식으로든 입장을 표명해 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제주4·3평화상인 수상자인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학교 석좌교수는 ‘제주4·3과 미국의 책임’이라는 발표를 통해 “미국인 대다수가 일제에 부역했던 한국인들을 지원해 3년간 한국 군부와 군경을 이끌었다”며 “결국 당시 제주도민 인구 10분의 1에 해당하는 3만명 가량을 학살하기에 이르렀기에 미국의 실질적 책임은 면할 수 없다”고 밝혔다.

뉴욕유엔본부_제주4·3심포지엄

미 국무부 동북아실장을 지낸 존 메릴 박사도 “한국은 1948년 8월까지 미군정 통제 아래 있었기 때문에 미국 역시 상당한 책임을 져야한다”며 “미군은 결과에만 주목하느라 종종 지역 치안부대의 폭행을 못 본 체했고 진압작전은 악랄하고 무자비하게 전개되었다”고 밝혔다.

노근리사건을 집중 보도한 공로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찰스 핸리 전 AP통신 편집부국장은 “이들 언론의 제주4·3에 대한 보도는 한 단락 내지는 길어야 예닐곱 단락에 불과했고, 정보의 출처는 서울에 주둔 중인 미 육군 경우가 부지기수였다”며 “철저하게 냉전의 관점에서 사태를 바라봤다”고 분석했다.

이어 “두 언론은 미군의 제주도 주둔이 확정되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기사의 내용은 미군과 무관하다는 입장을 취했지만, 이는 무엇보다도 브라운 대령, 로버츠 장군, 딘 장군의 관리감독 역할을 간과한 보도였다”고 지적했다. 

‘제주4·3과 국제인권법’을 발표한 백태웅 하와이대학교 로스쿨 교수(유엔인권이사회 강제실종위원)는 “제주4·3 토벌의 과정에서 벌어진 과잉진압, 대량 학살, 초토화 등은 결코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중대한 사안”이라며 “이러한 책임관계의 논의를 위해서는 구체적 사실관계의 확정과 증거의 축적 등을 포함해 매우 정밀한 논의와 검증의 과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4·3 북촌학살사건 당시 일가족 6명이 학살당한 상황을 증언한 고완순 할머니는 “유엔은 세계 평화와 인권을 위해 설립된 국제기구이기에 미국이 4·3의 진실 해결에 적극적으로 동참해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 심포지엄의 사회를 맡은 박명림 연세대학교 교수(김대중도서관 관장)는 “제주4·3 평화 화해운동은 가해와 피해, 민과 관,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화해와 상생, 관용과 용서의 상징으로 거듭나고 있다”면서 “글로벌연대를 통해 노벨평화상 추천운동을 전개하자”고 제안했다.

김용현 기자  noltang@je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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