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철 편집부 차장

인구 400만명에 불과한 뉴질랜드는 영화 '반지의 제왕' 촬영지로 부각되면서 엄청난 경제효과를 누렸다. 관광객수가 연평균 5.6%씩 증가해 관광산업 파급효과는 38억 달러에 달했고 직접 고용 효과 3억6000만 달러, 국가 브랜드 상승 4800만 달러의 효과도 거뒀다.

이같은 현상을 목도한 경제학자들이 영화 주인공의 이름을 딴 '프로도 경제효과(Frodo Economy Effect)'라는 경제용어를 만들어낼 정도로 '잘 만든 작품 한편'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공연작품의 파급효과도 만만치 않다.

'오페라의 유령' '미스 사이공' '레 미제라블'과 함께 세계 4대 뮤지컬로 꼽히는 뮤지컬 '캣츠'는 1981년 초연 이후 세계 30개국에서 8000만명 이상이 관람했다. 우리나라에서도 1994년 첫 내한공연 이후 관람객 200만명을 넘어서며 티켓 만으로 2000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이처럼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관람료뿐만 아니라 관련 음반·도서 등 콘텐츠 활용, 관광객수 증가 등 계산하기 힘들 정도의 파급효과를 만들어낸다.

우리나라에서도 국내 최초의 창작 오페라 '춘향전'을 비롯해 도전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제주 예술계도 창작 공연을 잇따라 무대로 올리고 있다. 

위대한 제주여인 김만덕, 홍윤애와 조정철의 애절한 사랑, 이중섭의 삶과 예술세계, 진취적으로 고난을 극복하고 여신이 된 자청비 등 제주의 풍부한 스토리들이 이를 뒷받침한다.

특히 제주시가 제작한 '뮤지컬 만덕'은 지난 8일 대구 오페라하우스에서 열린 제13회 대구국제뮤지컬페스티벌(DIMF) 어워즈에서 음악상과 남우주연상, 심사위원상까지 3관왕을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여성의 한계 극복, 노블레스 오블리주 실천 등 공감을 이끌어내는 가치를 담은데 더해 지난해 1월 초연과 10월 재공연을 거치며 완성도를 높여온 결과다. 주·조연 배우들과 제작진의 치열한 노력도 간과할 수 없다.

처음부터 세계적인 작품이 나오기는 어렵겠지만 이같은 성과와 노력이 누적되다 보면 완전히 불가능한 꿈은 아닐 것이다. 하나의 명작이 탄생하기까지 필요한 시간과 기회를 주는 지원 노력과 관심도 필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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