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숙박시설 과잉공급 문제가 심각하다. 도내 숙박업계가 객실 과잉공급에 따른 출혈경쟁으로 위기를 호소하고 있는 것과 달리 숙박시설은 되레 늘고 있는 것이다. 제주도가 올초부터 숙박시설 적정 관리를 위해 가동하고 있는 제주형 숙박시설 관리체계도 별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어 걱정이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6월말 현재 도내 숙박시설은 5427곳으로 객실수는 7만4020실에 이른다. 지난해말 5180곳·7만1790실과 비교하면 올들어 247곳·2230실이 늘어난 것이다. 경영난으로 도내 숙박업체들의 휴·폐업이 속출하고 있지만 개업 역시 지속적으로 이뤄지면서 공급과잉을 더욱 부추기고 있는 실정이다. 올 상반기 폐업한 도내 숙박시설은 409곳(객실수 1264실), 휴업 시설은 9곳(561실)에 달하지만 이 기간 새로 문을 연 숙박시설은 이를 훨씬 웃돌고 있다.

이처럼 도내 숙박시설 과잉공급이 심화되고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어 문제다. 제주도는 지난 2월부터 숙박업 포화에 따른 경영난과 관리 부실을 막기 위해 제주형 숙박시설 관리체계를 가동했다. 불법 숙박시설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고 전략적 수급계획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제주도의 관리가 시작된 이후에도 숙박시설은 119곳(1858실)이나 증가했다. 특히 생활형 숙박시설(레지던스)이 20곳(884실)이나 늘면서 과잉공급은 물론 숙박업계 경영난을 악화시키는 상황이다.

숙박시설의 공급과잉은 가격덤핑 등 숙박업체끼리 '제 살 깎기'식 출혈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수익성이 악화되고 경영난에 처하다보면 서비스 질도 저하될 수밖에 없다. 제주관광 이미지가 실추되고 지역경제 전체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도 도내 숙박시설 과잉공급 문제는 좀체 개선될 기미가 없으니 더욱 우려스러운 일이다. 보다 강화되고 현실성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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