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여생을 요양시설에서 보내는 노인들이 적지 않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시도별 요양병원·요양원 평균 재원기관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사망신고를 한 제주지역 65세 이상 노인 중 지난 10년간 요양병원이나 요양원을 이용한 인원은 1366명이다. 이들의 1인당 평균 입원(입소) 일수는 892일이었다. 여생의 2년 반 가까이를 요양시설에서 보내고 있는 것이다. 전국평균(707일)보다 185일이나 길었다.

제주 노인들은 특히 요양원에 의지하고 있었다. 지난해 요양시설 입원(입소) 노인들의 요양병원 이용 일수가 270일인 반면 요양원은 1191일로 3년 3개월 6일에 달했다. 요양원 이용 일수는 전국평균(904일)에 비해 287일 정도 많았다. 또 제주 노인들이 요양시설에서 보내는 시간도 점점 길어지고 있다. 1인당 평균 입원(입소) 일수는 2016년 791일, 2017년 832일로 증가추세다.

고령화로 노인 인구는 많아지고 있지만 핵가족화 등으로 가족의 부양 기능이 약화되다보니 노인 돌봄에 대한 요양시설 의존도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보건사회연구원의 조사를 보면 의료급여 장기입원자 중 48%는 의료적 필요성이 아닌 간병인이 없거나 주거가 열악한 이유였다. 많은 노인들이 어쩔 수 없이 요양시설을 이용한다는 얘기다. 실제 보건복지부의 2017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노인 절반 이상(57.6%)은 '거동이 불편해도 살던 곳에서 여생을 마치기'를 원하고 있었다.

제주지역은 2017년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전체의 14.17%를 차지하며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노인 인구가 20%를 넘는 초고령사회도 머지않을 전망이다. 요양시설도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다. 물론 요양시설 입원(입소)가 꼭 필요한 경우가 있을 것이다. 이에 더해 노인들의 욕구에 맞춰 방문진료와 방문간호, 방문재활 등 보다 다양한 노인 의료·돌봄 서비스 구축이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