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지역 쓰레기 문제가 참으로 심각하다. 매립장 곳곳마다 쓰레기가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도내에 쓰레기를 매립할 공간이 부족하다보니 운영 종료 시기가 지났는데도 여전히 매립장을 운영하고, 더이상 쓰레기를 묻을 공간이 없자 이미 묻은 쓰레기를 파서 그 속에 다시 쓰레기를 매립하는 어이없는 일도 벌어지고 있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4일 기자회견에서 발표한 '2019 제주도 매립장 전수조사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도내 매립장 곳곳이 포화상태다. 제주시가 운영하는 봉개, 동부, 서부매립장의 경우 매입 용량을 초과해 잔여 매립공간이 없지만 계속해서 매립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다보니 한번 매립했던 곳을 다시 파내 쓰레기를 묻는 상황이다. 서귀포시가 운영하는 매립장들 역시 매립 공간이 불과 3~7% 정도만 남아있어 오는 2020년 상반기께는 포화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처럼 도내 매립장들의 포화는 매립해서는 안되는 쓰레기들의 매립이 큰 원인이 되고 있다. 봉개나 동부, 서부매립장의 경우 소각 대상인 음식물슬러지, 재활용 잔재물과 협잡물을 땅에 묻고 있다. 색달매립장에도 재활용 잔재물 및 협잡물은 물론 대형폐기물, 영농폐기물 등 가연성 쓰레기가 상당량 반입되는 상황이다. 남원·표선·성산매립장은 소각장 고장 등이 발생하면 가연성 생활쓰레기를 매립하고 있기도 하다. 

제주도는 매립장 포화가 동복제주환경자원순환센터 광역 매립장과 소각장이 본격적으로 운영되면 해결될 것이란 입장이다. 하지만 지금과 같은 쓰레기 배출·처리방식이라면 기존 매립장의 문제를 답습할 수 있다는 우려는 나올 법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쓰레기 발생량을 줄이는 것이다. 일회용품 사용 자제, 철저한 분리수거와 재활용 활성화 등을 위한 행정의 보다 강력한 대책 마련과 함께 도민들의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