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독지애, 소가 혀로 송아지를 핥아준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부모님의 지극한 사랑을 의미한다. 또 '자식을 사랑하는 나머지 훈육을 게을리 해 장래를 그르친다'는 뜻으로 자식에 대한 깊은 사랑을 겸손하게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함함하다고 한다'는 속담도 같은 대목이다. 고슴도치 전체에 돋은 가시가 '부드러운 털'로 느껴질 만큼 지극한 부모의 사랑과 희생은 본능과 같이 절대적이다.

그러나 최근 정치권은 변질된 '자식 사랑' 논쟁으로 뜨겁다. 조국 법무부장관의 딸 입시 특혜 의혹으로 시작해 고위공직자 자녀 입시비리 관련 전수조사와 특검 추진까지 거론되고 있다. 검찰은 23일 딸의 입시 관련 의혹이 제기된 조 장관의 자택을 압수수색 하는 등 법무부 장관이 검찰의 강제수사를 받는 사상 초유의 일이 벌어지고 있다. 조 장관의 부인인 동양대학교 정경심 교수는 검찰은 이미 사문서위조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상황이다.

이 외에도 정치인 자녀 관련 의혹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은 자녀 KT 부정채용 청탁 혐의로 재판을 받는 중이며, 장제원 의원 아들인 래퍼 장용준 씨는 음주운전 사고 당시 '운전자 바꿔치기' 혐의 등 검찰에 송치됐다. 또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역시 각각 자녀 특혜채용, 논문청탁·원정출산 등 의혹으로 곤혹을 치르고 있다. 

최순실-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이 세상에 알려지면서 청년들은 최 씨 딸 정유라가 권력을 등에 업고 받은 특혜에 크게 분노했다. '기회는 평등하고, 과정은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울 것'이라는 문재인 정부의 기조가 사회에 반영되길 바라는 가장 큰 이유다. 높은 성적과 대기업 취업 또는 권력에 따른 혜택을 자녀의 손에 쥐어주는 것이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면 큰 오산이다.

정치인들이 대외적으로 외치는 '공정한 사회 평등한 사회' 그 속에서 공정한 경쟁으로 원하는 것을 얻어가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 그런 세상을 만들어 주는 것이야 말로 자식을 위한 부모의 책임이다. 차려진 밥상 앞에서 스스로 밥 한술 뜨지 못한다면 손에 쥔 수저가 이른바 '금수저'인들 무슨 의미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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