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도의원 "본회의 전자회의시스템과 청원 내용 달라" 주장
"청원 내용 해석 엇갈려 투표 혼선"…의회 "공론화 추진 내용"

제주 제2공항 관련 도민 공론화 청원 안건이 표결 끝에 도의회를 통과됐지만 표결 과정에서 안건 내용 조작 의혹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청원 내용을 놓고 도의원들 간 해석이 엇갈리고 있는데다 의회 내부의 진실이 무엇인가에 대한 공방으로 치닫고 있다.

제주도의회는 지난 24일 제376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를 열고 상임위원회의 환경도시위원회를 통과한 '제주 제2공항 도민 공론화 등을 요구하는 청원의 건'을 표결에 부쳐 재석 의원 40명 가운데 찬성 25표로 가결했다. 반대는 13표, 기권 2표였다. 

하지만 이날 표결 당시 전자회의 시스템인 의원석의 컴퓨터 화면을 통해 공개된 청원에 대한 안건 내용과 상임위의 동의안 발의문, 심사보고서 내용이 서로 다르게 표현된 것으로 알려졌다.

복수의 도의원에 따르면 의원석 컴퓨터 화면에 공개된 청원 내용은 '제주특별자치도지사는 환경부가 국토교통부로 권고한 안대로 공론화를 추진하도록 공동의 노력을 하거나, 도의회가 공론화를 추진하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사료된다'는 내용이다.

이에 다수의 의원들이 도의회가 공론화를 추진하는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을 보고 투표를 하면서 문제가 꼬였다는 설명이다.

도의회에서 공론화를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방안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한다고 이해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상임위가 본회의장에서 보고한 내용에는 '도의회가 직접 공론화를 추진하는 방안 등의 의견을 제시하는 것으로 가결했다'로 돼 있다.

또 상임위의 동의안 발의문에도 '도의회가 공론화를 추진하는 방안 등을 제시해 가결할 것을 동의한다'로 돼 있다.

이에 표결에서 찬성표를 많이 얻기 위해 의도적으로 전자회의 시스템에 공개한 내용을 변경한 것 아니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찬성표를 던진 모 의원은 "상임위에서 올라온 내용과 전자회의시스템 내용이 전혀 다르다"며 "도민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방안을 종합적으로 검토하자는 내용으로 이해하고 안건을 찬성한 것이다. 공론화를 하는 것이었다면 반대했다. 내용이 다르게 공개된 데에 정략적 의도가 다분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도의회 관계자는 "이번 안건은 도지사가 공론화를 하지 않을 경우 도의회가 공론화를 추진하는 내용이다"며 "검토보고서와 심사보고서는 조금 다를 수 있지만 의도적으로 다르게 공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번 청원 안건 표결 과정에서 심사보고서와 다른 내용이 공개됐다는 주장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정략적 조작' 논란은 쉽사리 사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김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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