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마다 많은 청소년들이 집을 나온다. 이른바 가출 청소년이다. 청소년들이 집을 떠나는 이유는 이유는 가정폭력이나 가족과의 갈등 등 다양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출이란 용어가 담고있는 반사회적 관점 때문에 가출 청소년은 비행청소년이나 예비범죄자로 간주돼 왔다. 이에 따라 2017년 국가인권위원회는 가출 청소년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인한 사회적 낙인 우려가 있어 '가정 밖 청소년'으로 대체할 것을 권고했다. 

가정 밖 청소년들의 주된 가출 원인은 가정불화다.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이 청소년쉼터와 청소년복지원시설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부분 가족과의 갈등(49.7%)이나 가정폭력(24.5%)을 피하기 위해 집을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지역도 마찬가지다. 여성가족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출을 경험한 도내 청소년 중 69.1%가 가족과의 갈등에 의한 것이었다. 그런 탓에 가출한 청소년들이 다시 집으로 돌아가기란 어렵다.

이처럼 집을 나왔지만 가출 청소년들이 집 밖에서 생활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마땅히 잠잘 곳과 먹을 것이 없거나 자립에 실패하게 되면 절도·강도 등 각종 범죄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 이들의 처지를 악용한 어른들의 범죄에 이용되기도 한다. 특히 가출한 여자 청소년의 경우 성폭행과 성매매 등 성범죄 위험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 이들의 자립과 재활을 돕는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이 절실한 이유다. 

현재 가정 밖 청소년 대책은 일시적인 보호 위주의 쉼터 지원에 그치고 있다. 이들이 쉼터를 나오게 되면 사실상 빈몸으로 사회에 던져지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가정 밖 청소년들이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하기 위한 사회적 지원이 필요하다. 단순히 숙식 해결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건강, 학업, 직업훈련 등은 물론 주거와 자립지원금 제공 등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자립 지원체계가 마련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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