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감귤이 한창 수확철을 맞았지만 농가들의 마음은 밝지가 않다. 올해산 노지감귤 가격이 좀체 회복세를 보이지 못하는 탓이다. 유래없는 가을장마와 잇단 태풍으로 품질 하락이 우려됐지만 다행히 늦가을 기온이 높아 최근 당도도 고품질 수준으로 올라온 터다. 게다가 출하량도 지난해보다 줄었는데도 불구하고 가격 반등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농가 시름만 깊어지고 있다.

제주도 등에 따르면 12월 들어 전국 도매시장에서 거래되는 올해산 노지감귤 가격은 5㎏당 6000원대 초·중반에 형성되고 있다. 7000원에서 8000원대에 거래되던 지난해에 비하면 1000원에서 2000원 가량 떨어진 가격이다. 9000원대를 넘기며 가격이 좋았던 2017년에 비하면 하락폭은 더욱 크다. 최근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10% 가량 줄어든데다 당도도 10.2브릭스까지 오르면서 가격상승을 기대했던 농가들로서는 여간 실망이 아니다.  

이처럼 올해산 노지감귤 가격 하락은 경기침체로 소비가 둔화된 원인도 있다. 다른 대체과일들과의 경쟁도 가격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비상품 감귤이 출하되면서 감귤 가격 전체에 미치는 악영향도 크다. 극소과와 대과, 중결점과 등 비상품이 노지감귤 손익분기점(5㎏당 3800원)을 밑도는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물론 일부 농가와 상인에 국한되겠지만 작은 욕심으로 전체에 해를 끼치는 일이다. 

제주도는 비상품 출하를 막고 노지감귤 가격 회복을 위해 도내 선과장 424곳을 대상으로 집중단속을 벌이고 있다. 지난달 단속에서도 1800여㎏의 비상품 감귤 유통을 적발했다. 비상품 감귤 출하와 유통은 제주감귤의 이미지를 흐리고 제값받기에도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 모르는 바가 아닌데도 근절되지 않으니 답답한 일이다. 철저한 단속과 함께 강력한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농가들의 인식이 무엇보다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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