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미국 4대 일간지 중 하나인 LA타임스가 "한국에서 공무원이 되는 것은 미국 최고명문대학인 하버드에 합격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기사를 냈다. 3년 넘게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20대 취업 준비생을 소개하면서 수많은 한국의 청년들이 공무원이 되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고 전했다. 또 지난해 20만명이 넘게 응시해 4900여명을 뽑은 한 공시 사례를 들고 합격률(2.4%)이 하버드대(4.59%)보다 높다고 덧붙였다.

우리나라 청년들의 과도한 공시 쏠림현상이 국제사회에서도 이슈가 되고있는 것은 씁쓸한 일이다. 제주지역이라고 더하면 더했지 다를 것이 없다. 제주도가 도내 청년 1500명을 대상으로 방문면접한 '제주도 청년사회경제실태조사' 결과도 이를 잘 말해준다. 아직 취업을 하지 않은 청년의 30.9%가 정부 또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되기를 희망했다. 또 공기업 취업 희망도 22.1%로 절반이 넘는 53%가 공직 관련 직업을 갖기를 원하고 있었다. 

청년들의 공직 취업은 안정된 일자리에 기인한다. 경제침체로 청년실업이 심화되고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지면서 청년들의 공직 선호도 역시 갈수록 커질 수밖에 없다. 더욱이 제주지역의 경우 이렇다할 중견기업이나 대기업이 없는데다 중소기업 대부분 근무조건이나 연봉, 복리후생 등 근로환경이 열악하다보니 청년들이 취업을 더욱 꺼리게 된다. 실제 이번 조사에서도 미취업 청년 50.5%는 중소기업 취업 의향이 없다고 밝혔다.

극심한 취업난과 미래를 맡길만한 안정적인 일자리가 부족한 현실에서 청년들의 공직 선호를 탓할 수만은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년들이 다양한 분야에 도전하고 진출해야 사회가 활력을 얻고 발전할 수 있음이다. 청년들의 창업을 적극 돕고, 청년들이 찾는 중소기업이 될 수 있도록 고용환경 개선 등 다각적인 청년정책이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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