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주나라의 주공이 식사할 때나 목욕할 때 손님이 찾아오면 입에 있는 음식을 뱉고, 감고 있던 머리를 감싸쥐고 나가 영접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당국자가 민심을 수습하고 정무 보살피기에 잠시도 편안함이 없음을 비유한다. 

주나라는 무왕이 은나라의 주왕을 멸하고 세운 나라로, 무왕의 치세에 의해 혼란한 정세를 점차 회복해가고 있었다. 그런데 무왕이 질병으로 죽고, 나이 어린 성왕이 제위에 오르자, 반란이 일어나는 등 천하의 정세는 안정되지 못했다. 이에 무왕의 아우이자 성왕의 삼촌인 주공단이 섭정하며 주왕조의 기반을 굳건히 다졌다. 주공은 주왕실의 일족과 공신들을 중원의 요지에 배치해 다스리게 하는 대봉건제를 실시, 주왕실의 수비를 공고히했다. 이때 아들 백금도 노나라 땅에 봉해져 떠나게 되자, 주공은 아들에게 다음과 같은 말을 전했다. "나는 한 번 씻을 때 세 번 머리를 거머쥐고, 한 번 먹을 때 세 번 음식을 뱉으면서 천하의 현명한 사람들을 놓치지 않으려고 했다." 나라를 위해 정무를 잘 보살피려면 잠시도 편히 쉴 틈이 없다는 것과 훌륭한 인물을 얻기 위해서는 정성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을 일러주고 싶었던 것 이다. 

이는 4·15 총선에 출마할 예정인 이낙연 국무총리의 후임자로 지명된 정세균 국무총리 후보자의 발언을 되새기게 한다. 삼권분립의 문제를 놓고 대치 중인 여·야 공방에도 속에서 정 후보자는 인사청문회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더 잘하기 위해 제가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국회의장 출신인 정 후보자가 국무총리를 역임하게 될 경우, 대통령 견제 권한이 무력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한 발언이다. 현재 정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표결은 자유한국당의 완강한 반발로 인사청문경과 보고서 채택없이 사실상 오는 13일 국회 본회의 직권상정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높은 권위에도불구하고 토포악발 자세로 임하는 정 후보자가 현 정부의 국정운영 수행에 어떤 보탬이 될지 지역사회의 관심과 기대가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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