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향 전 1월 기업 업황 다시 바닥 '자금 사정' '불확실성' 부담
국내관광 급랭 예약취소율 평균 60% 웃돌아…상반기 회복 희박

제주 경기 바닥이 내려앉을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연초 우리나라 경제가 부진에서 벗어났다는 정부 전망이 나온지 얼마 되지 않은 상태에서 '신종 코로나'충격이 순식간에 전세를 뒤바꿨다. 경기에 민감한 서비스업 의존도가 높은 제주 내부에서는 이미 후유증 회복까지 상당 시간이 걸릴 것이란 비관적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 돈 제대로 안 돈다 '아우성'

지난해 제주지역 경기선행지수는 경기둔화 상황이 장기화할 것이란 신호를 보냈다. 호남지방통계청 제주사무소의 지역 산업활동동향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제주지역의 연간 광공업 생산 지수는 109.3으로 전년(112.6) 대비 2.9% 하락했다. 출하지수도 104.3으로 1년 전(107.1)과 비교해 2.6% 떨어졌다. 재고 지수는 156.4로 전년(129.1) 대비 21.1% 급증했다.

최근 제주 건설 경기 위축 상황을 감안할 때 예상보다 하락폭이 크지 않고, 재고 중 사당 부분이 2018년 말 근로자 사망 사고로 삼다수 생산라인이 40여일 가까이 멈췄던 기저효과란 점에서 안정 전망도 나왔었다.

도내 기업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냉랭했다. 한국은행제주본부의 기업경기조사를 보면 1월중 업황기업경기지수(BSI)는 57로 전달(60)보다 3포인트 떨어졌다. 전망BSI는 55로 전달대비 5포인트 하락했다. 조사 기간이 '신종 코로나'사태 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역 경제가 느끼는 위기감은 더 클 것으로 판단된다.

설 특수 등을 포함한 상황에서 1월 제조업 업황BSI는 52에 그쳤다. 세월호 사고(2014년 4월)와 메르스 사태(2015년 6월), 심지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때도 없던 부진이다. 1월 중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컸다. 제조업 자금사정BSI가 전달에 비해 7포인트 떨어졌다. 2월 전망도 8포인트 내려가는 등 버티기 힘들다고 하소연했다. 임금사정과 매출 역시 좋지 않았다.

△ '피하고·안 쓰고'확산, 총선 변수 흔들

내수부진(21.0%)과 인력난·인건비 상승(18.5%)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자금부족(2019년 12월 6.8%→1월 8.6%)과 불확실한 경제 상황(10.0%→11.9%)이 덮치며 업계 안팎이 흔들렸다. 여기에 '신종 코로나'충격은 불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신종 코로나 주변국 확산 우려 소식이 나오면서 중국 만이 아니라 제주를 목적지로 한 여행상품 취소가 이어졌다. 여기에 전염병 확산 방지 차원에서 무비자 입국 제도가 잠정 중단되면서 사태는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제주도관광협회 등에서는 설 연휴 이후 3일 현재 제주지역 여행사를 비롯해 숙박업·렌터카 등 관련 업계 예약취소율이 이미 평균 60%를 넘어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전체 관광시장 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내국인 이탈은 심각한 수준이다. 각 지자체 교육청 등에서 수학여행 자제 또는 연기를 내용으로 한 공문을 지역 학교에 보내는 등 단체 관광시장에도 힘이 빠졌다. 5인 이상 행사는 가급적 열지 말라는 지침까지 나온 데다 4월 총선 등 변수가 줄을 잇고 있어 올 상반기는 개점휴업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도내 관광업계 관계자는 "18년 영업을 했는데 지금 같은 위기는 처음이다. 이미 무급휴가에 들어간 곳이 있을 만큼 업계 전체에 비상이 걸렸다"며 "경영지원자금 확대와 관광진흥기금 상환 유예 등의 조치는 물론이고 관광업 종사자들의 고용 유지를 위한 특단의 조치까지 살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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