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속 원희룡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결국은 중앙정치 무대로 복귀했다. 그동안 중앙정치 복귀설이 제기될 때마다 계속 부인했지만 자유한국당·새로운보수당·전진당이 합당해 어제 출범한 미래통합당에 입당하면서 최고위원직을 맡았다. 이에앞서 원 지사는 지난달 21일 4·15 총선과 관련해 당시 박형준 혁신통합추진위원장의 중도보수세력 통합과 신당 참여 요청을 받은후 "힘을 보태겠다"고 수락했다.

무소속 도지사의 정당 가입은 그렇다해도 최고위원으로 중앙정치 활동을 재개한 것은 문제다.

무엇보다 원 지사 스스로 도민과의 약속을 어긴 신뢰성 문제다. 원 지사는 2018년 6월 민선7기 지방선거에서 지지율이 낮은 바른미래당을 탈당, 무소속으로 당선된후 계속 제기된 중앙정치 복귀설을 일축했다. 또 민선7기 취임사를 통해서는 "도민만 바라보겠다", 작년 9월 기자간담회에서는 "슬그머니 입당할 것이면 탈당도 안했을 것"이라고 입당설 및 중앙정치 복귀설을 강하게 부정했다.

하지만 원 지사가 기존의 입장을 뒤집고 중앙정치를 재개하자 우려의 목소리가 적지 않다. 원 지사가 미래통합당 최고위원직 수락후 SNS에서 "직무를 소홀함 없이 수행하겠다"고 밝혔지만 도정 공백에 따른 도민 피해가 걱정이다. 제주는 현재 지역경제난을 비롯한 다양한 사회갈등, 상·하수로 처리난 등 도지사가 도정 업무에 '올인'해도 해결하기 쉽지 않은 현안이 수두룩하다. 

특히 원 지사가 제1야당 최고위원으로 활동하면서 정부·여당과 대립각을 세우면 국비나 정책 지원을 이끌어내는 것도 쉽지 않다. 동시에 원 지사의 중앙정치 복귀는 도민과의 약속을 어기고, 도민에게 피해를 초래할 수 있기에 진정어린 대도민 사과가 우선이다. 또, 말로만 도정공백이 없을 것이라고 해명할 것이 아니라 세부적인 내용을 제시해 도민들의 불안감을 없애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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