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철 취재1팀 차장

'트라우마'는 과거에 경험했던 위기, 공포와 비슷한 일이 발생했을 때 당시의 감정을 다시 느끼면서 심리적 불안을 겪는 증상을 말한다.

전쟁, 학살, 지진, 화재 등의 재난 앞에서 주로 나타나는 증상이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감염병'에도 사람들은 오랜 세월 동안 큰 두려움을 느껴왔다. 

감염병이 유행할 때는 나타나는 스트레스 반응을 보면 불안과 공포가 커지고 감염병 발생에 대한 정보를 검색하는 데 집착하게 된다. 또 건강에 대한 걱정이 커지고 의심이 많아져 주위 사람들을 경계하거나 외부 활동이 줄어들고 무기력해진다.

극심한 스트레스를 극복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지만 정신건강 전문가 등 적절한 도움을 받으면 극복할 수 있다.

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가 23일 밝힌 '감염병 심리사회방역지침'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안, 공포, 스트레스 반응과 관련된 것이다.

학회는 이중 일반인을 위한 지침을 통해 감염병에 대해 두려워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비난과 분노로 타인에게 상처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권고했다.

이와 함께 믿을 만한 정보에 집중하고 불안·공포·좌절감·무력감·건강염려증 등으로 힘들 때는 정신건강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을 것을 권했다.

혼자 감당하기 어려운 감정을 털어놓고, 특히 잘못된 소문에 노출되기 쉬운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특별한 관심을 기울일 것도 강조했다.

스트레스로부터 몸과 마음 건강을 돌보는 방법으로 평소의 생활패턴 회복과 충분한 수면·식사, 술·카페인 자제를 권고했다.

제주지역에서도 확진자 4명을 포함한 격리해제자가 308명, 현재 자가격리자도 35명에 이르면서 일부가 격리 생활 중 우울함을 호소하거나 격리 해제 후 사회로 돌아갔을 때 타인의 시선과 경제적 어려움 등의 우려를 토로하는 등 트라우마가 우려되고 있다.

격리해제자나 가족을 포함해 심리적 불안을 겪는 도민들은 제주도가 24시간 운영하는 광역정신건강복지센터나 제주시·서귀포시 기초정신건강복지센터(오전 9시~오후 6시)에서 트라우마 회복을 위한 심리 상담을 받을 수 있다. 불안을 느끼는 일반 도민도 심리 상담이 가능하다. <김봉철 취재1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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