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실물경제 코로나19 쇼크

사진=연합뉴스

소비자심리지수 표본 개편 이후 최저 실업률 상승 등 불안
대형소매점판매액지수 2월만 12.5% 하락 등 살얼음판 계속

"오늘 7번 운행했는데 손님 중 세 분이 '일을 쉰다'고 하시더라. 출근이라도 할 수 있으면 다행이란 말을 매일 듣는다". 15년차 택시기사 A씨의 말은 씁쓸하지만 제주 현실을 반영한다.

A씨는 "당장 내 주머니도 비었는데 더 무슨 말이 필요있겠냐"며 "관광객을 태운다고 공항에 나가지 않은지도 벌써 한 달은 넘은 것 같다"고 말을 돌렸다.

△역대 최저 기록 경신

제주 경제가 코로나 19 충격에 밀려 바닥없는 수렁에 빠졌다. 경기를 살릴 해법을 찾지 못하면서 '역대 최저'기록을 계속해 바꾸는 실정이다.

지난해 건설경기 침체를 버티게 했던 관광 수요가 무너진 여파가 골목상권과 가계에 까지 미쳤다.

제주의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 흐름은 타 지역에 선행하는 것은 물론이고 장기화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우려됐다.

지역 내 확산 충격이 컸던 대구·경북 지역이 2월 중순 이후 '심각하다'는 말이 나온데 반해 제주는 '중국 내 감염'이 알려진 1월부터 타격이 시작됐다.

22일 한국은행 제주본부의 '최근 제주지역 실물경제 동향'에 따르면 3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70.2로 지난 2월(92.3)보다 22.1포인트나 급감했다. 이는 2018년 9월 표본 개편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월도 전달 대비 8.7포인트(전국 평균 7.3포인트) 하락한 상태였다.

1월 101.0으로 지난해 평균(99.1)은 물론 지수 기준(=100)을 넘어섰던 참이라 경기 급락에 대한 충격이 더 컸다.

대형소매점판매액지수도 2월만 12.5% 감소했다. 지난해만 연간 6.6% 하락하며 위축됐던 흐름을 설 명절 특수(1월 6.7%) 등으로 반등했지만 유지하지 못했다. 소비 둔화와 관광객 감소 영향이 고스란했다.

올 3월 제주를 찾은 관광객도 48만 2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5만 8000여 명보다 58% 가량 줄었다. 

이중 내국인이 47만 8000여 명으로 1년 전(103만여 명)보다 53% 줄었다. 국제선 운항 중단 여파로 외국인 관광객은 97%나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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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용 유지'도 임계치

소비만 위축된 상황에 그친 것이 아니라 돈이 돌지 않으면서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도 늘었다. 가계 소득 감소는 다시 소비를 줄이는 선택으로 이어졌다.

3월 취업자 수는 37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명이 줄었다.

서비스업에서만 1만 5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올해 3월 제주 지역 실업자는 1만 1000명으로 1년 전보다 3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2.1%에서 2.8%로 0.7% 포인트 상승했다.

정책자금 긴급 수혈로 지난 11일까지 728개 업체에서 1만539명이 고용을 유지했는데도 고용 절벽을 막지 못했다.

일시 휴직 상태는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숫자로 잡히지 않는 '실업'위기가 상당할 것으로 추정된다.

고용유지지원금 현황 역시 여행업 183건(669명), 도·소매업 141건(612명), 호텔업 116건(2318명), 음식점업 103건(451명) 등 관광과 자영업이 제주 경제의 약점으로 부상했다.

고용율도 65.8%로 지난해 3월 67.5%보다 1.7%포인트 떨어지는 등 고용시장이 크게 흔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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