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산물 신선도 확보에 유통비 절감

도매시장 평균 농가수취 가격보다 25% 가량 높아
'비대면 경매' 방식 관심…정부도 유통혁신사례로 평가

제주도가 감귤 가격안정과 품질에 대한 소비자 신뢰를 구축해 소비를 확대하기 위해 국내에서 처음 도입한 산지 전자 거래(경매) 사업이 농산물 유통 시스템을 개선하는 여건을 조성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산지 전자 경매를 통한 농산물 유통이 '신선도'와 '유통비용 절감' 등의 효과를 보이면서 농가는 물론 소비자 만족도가 높아 정부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산지 전자 경매 시대 개막

제주도는 지난 2016년 11월 감귤 산지 전자 경매 유통 시스템을 전국에서 처음으로 도입했다.

산지 전자 경매는 감귤 출하자가 인터넷 전자거래시스템에 감귤 출하 수량 및 당도, 품질, 하한가격 등을 등록하면 중도매인 등이 낙찰가격을 결정하는 '비대면 경매'로 이뤄진다.

산지 전자 경매를 통해 낙찰받은 감귤은 제주도에서 중도매인 등 구매자가 원하는 지역으로 바로 배송한다.

이로 인해 기존 도매시장에 감귤을 보내 경매하던 방식보다 유통기간이 줄어 신선도를 확보할 수 있고, 도매시장으로 보내던 운송비 등 유통비용 일부를 줄일 수 있다.

제주도가 2019년산 산지 전자 경매 사업 성과를 분석한 결과 10㎏들이 감귤을 기준으로 했을 때 평균 경락가격은 도매시장의 경우 1만6400원이지만, 산지 전자 경매는 1만9038원으로 도매시장 평균 경락가격보다 2638원(16%) 가량 높다.

평균 경락가격에서 유통비용을 제외하고 실제 농가가 받는 '농가수취 가격'은 전자거래의 경우 1만3908원(평균 경락가 1만9038원-유통비용 5130원)으로, 도매시장 1만1110원(평균 경락가 1만6400원-유통비용 5290원)보다 2798원(25%) 가량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정부도 관심 보이는 사례

최근 코로나19 여파 등으로 비대면 유통이 관심을 받으면서 제주도가 전국에서 처음 도입한 농산물 산지 전자 경매 시스템도 이목을 끌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올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 업무보고에서 유통혁신사례로 제주 산지 전자 경매 시스템을 보고했다.

정부는 산지 주도로 입찰 예정가격을 제시하고, 유통량을 조절해 농산물 가격 급등락을 최소화할 수 있고, 도매시장 이외로 유통경로를 확산하는 장점이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대면 거래를 대체하기 위한 방안을 고민하는 가운데 전자거래시스템으로 진행하는 비대면 경매인 산지 전자 경매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제주도는 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산물 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비대면 거래를 통한 생산지-소비자간 직배송 온라인 유통 시스템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도는 우선 올해 2월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와 사업대행 협약을 체결하고 제주산 농산물을 전국 식자재마트, 급식 공급 업체에 직배송하는 aT사이버거래소를 지난 4월부터 운영하고 있다.

한인수 제주도 감귤진흥과장은 "산지 전자 경매 사업 성과를 분석한 결과 고품질 농산물유통 및 운송기간 단축 등으로 평균 가격이 도매시장보다 높게 형성됐다"며 "유통단계 축소에 따른 가격안정 및 신선도를 유지할 수 있어 소비자 만족도 좋은 것으로 나타남에 따라 산지 전자 경매 활성화를 위한 대책을 마련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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