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5급서 2급 승진 전국보다 3년1개월 빠르고 고위직 비대
강압적 분위기에 거부시 타 기관 파견이나 대기발령 조치도  

제주특별자치도가 승진적체 해소와 자발적 신청 등의 이유로 법규 위반 소지에도 불구하고 고위직에 대한 공로연수를 조기에 시행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지만 도민사회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제주도는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해 5급 이상 고위직의 경우 공로연수 대상자 적용 시점을 정년퇴직일전 1년으로 적용하고 있다. 정부가 전국에 공통적으로 적용하는 '지방공무원 인사분야 통합지침'에 정년퇴직일 전 6개월 이내인 자로 규정됐음에도 불구 단서조항만 적용해 1년 이내로 확대 적용하는 것이다.

하지만 도가 인사적체 해소를 이유로 정년퇴직일 1년전에 공로연수를 보내는 것은 궁색한 해명에 불과하다. 제주도 공직사회의 승진속도가 다른 시도 평균에 비해 빠르기 때문이다. 

행정안전부가 매년 발간하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 인사통계'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제주도 간부공무원의 5급에서 2급까지 승진 소요 연수는 25년으로 전국 자치단체의 28년1개월에 비해 3년1개월이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직급별 평균 승진 소요 연수도 제주도가 전국 평균에 비해 5급은 2개월, 4급은 1년4개월, 3급은 1년5개월씩 빨리 승진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민선 6기이후 조직개편을 잇따라 단행하면서 5급이상 실·국·과 및 팀이 2017년과 비교해 3급 부이사관급 2개, 4급 서기관급 9개, 5급 팀장 25개로 늘어난 것이 주된 이유다. 

2018년 행안부의 분석에서도 제주도 일반직 2급과 3급 고위직이 인구와 공무원 규모면에서 큰 충북·강원·전남·전북·울산·충남보다 많은 것으로 분석됐다.

여기에 5급이상 고위직 공로연수 조기시행으로 승진자리가 크게 늘면서 업무능력 성과 등 별다른 경쟁 없이 소요연한만 채우면 자동승진하거나 소요연한이 모자라면 직무대리로 직위승진하고 있다.

결국 공직인사가 업무효율성 제고를 위한 인재의 적재적소 배치와 경쟁에 의한 역량강화가 아닌 '승진자리 늘리기'에 치중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대해 제주도가 정년 1년을 앞둔 고위직 공무원들이 후배들의 길을 터주기 위해 자발적으로 공로연수를 조기에 신청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공로연수를 조기에 신청하지 않을 경우 '후배를 배려하지 않고 자리에 욕심을 부린다' 분위기로 인해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

특히 제주도는 고위직이 조기에 공로연수를 신청하지 않을 경우 다른 기관으로 파견을 보내거나 심지어 대기발령 조치하는 사례도 있어 사실상 강압적으로 신청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에따라 고위직 1명당 8000만~9000만원의 인건비 등 예산낭비를 줄이고, 고위직 공무원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순수 자발적 신청자에 한해서만 정년퇴직일 1년전에  공로연수를 시행하고, 나머지는 6개월전에 일선에서 물러나도록 하는 합리적인 인사관리 방안이 요구되고 있다. 김용현 기자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