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감귤대란은 예고된 수순(과제)에 따라 발생하였지만 그진행과정 마다 상황인식의 잘못으로 예방할수 있는 기회마저 놓쳐 버린 당국의 처사에 누구를 위한 행정인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지난 도지사 선거에서는 97년의 감귤가격하락과 비상품처리를 비난하면서 감귤산업 육성에 자신이 있다고 외치다가 지금에 와서는 막상 감귤가격이 경영비에도 못미치는 가격폭락과 잔량처리마저 제대로 하지 못하는 사상 초유의 대란사태가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그 과(過)에 대해서는 반성은 하지 않고 농민들탓인양 또는 불가항력적인 기후 탓이나 하는 자기변명을 앞세우는 행정의 자세를 보면서 어안이 벙벙할 뿐이다.

감귤대란 상황을 자초한 직접적인 동인이 농민 탓이라면 애써 가꾼 비상품을 일부 농민들이 판매한 것이다. 그러나 농민들이 정서상 버리기가 아까워 저질러지는 것을 단속이나 처리대책을 세우지 않고 방치한 것은 당국이 직무유기라고 밖에 볼 수 없다.

기후 탓으로 밀감 맛이 떨어져서 소비둔화 운운하나 97년산에 비해서는 그래도 나은 편이며 수확 전부터 당도가 부족하다는 것은 몰랐던 것도 아닌데 적절한 대응은 하지 않고 이제 와서 불가항력적이라니 염치없는 자기 변명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오늘의 처절한 상황을 자초한 문제에 대하여 농민들이 입장에서 본다면 첫째, 관주도의 열매 솎기운동의 결과를 평가도 안 해 보고 성공이라며 자만한 당국이 이를 성역시하면서 홍보하고 수확량조사도 없이 출하계획을 세워 실행에 옮긴 것이 원인이라 하겠다.

감귤작황이 대풍임에도 불구하고 평년작에도 훨씬 못미치는 적정생산량까지 감산 목표를 달성했다는 것은 담당공무원들을 열매솎기 운동이 현장으로 내보내면서 사표를 받다보니 열매솎기운동이 ‘감산실패작’을 ‘성공한 작품’인양 수치화해서 꾸며진 각본이 연출된 것이 아닌가 싶다.

감귤생산량을 예상함에 있어 이러한 분식된 허수에 가까운 열매솎기운동의 결과를 감귤도정이 행정실적으로 치부하다보니 결과적으로 연초에는 감귤 재고잔량 조사를 다시 하게 되고,관의 일방적인 재조사발표가 불신 받는 악순환 속에 "감귤이 많이 남았다고 하면 감귤 값이 올라가지 않는다. 농가에 이익이 없다"는 도지사의 통계분식을 자인하는 말까지 나왔다.

이러한 분식된 통계에 근거하다 보니 출하조정(공급조종)이 필요성도 없어지고 비상품 유통을 방치 하다보니 공급과잉에 의한 가격하락과 출하조절이 실책으로 제때에 반출 안된 물량이 재고로 남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제 대란사태를 자초한 문제점을 공개청문회나 토론회 등을 통하여 규명하고 그 규명에 따라 성공할 수 있는 감귤정책을 수립하고 새로운 희망을 찾아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고 싶은 것은 오늘이 감귤문제가 어디에 있는가 일 때 과잉에 있다는 것을 자각하는데 있다.<현성진·남원읍 하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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