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 도시'로 도민 행복 높인다 5.제주형 15분 도시 구현 선결과제

식료품점 접근성 유리한 반면 병의원·어린이집 불리
주거중심 생활권 범위 설정 공공서비스 전략 등 필요
생활·상업·의료·교육·문화 등 핵심 요소 구축도 필수

'15분 도시 제주' 구현을 위해 제주특별자치도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15분 도시'와 제주여건과 특성에 적합한지 면밀하게 검토해야 한다. 이를 통해 제주형 '15분 도시' 구현을 위해 고민·검토해야 할 사항을 분석한 후 명확한 목표를 설정하고, 세부전략 및 실천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15분 도시' 여건 분석 
'15분 제주 도시' 계획을 수립하기 위해서는 시민들이 자주 이용하는 편의·업무·교통시설에 대한 물리적 거리와 접근성 등을 분석해야 한다.

우신 식료품 판매점의 경우 제주도는 거리로 3713m에 도보로 74.2분, 차량으로 8.9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평균 5371m에 도보 107.4분, 차량 12.8분과 비교해 접근성이 좋은 편이다.

식품판매점과 도보로 15분 미만 범위에 거주하는 제주도민은 33만명으로 전체 인구의 51.8%를 차지하고 있다. 이는 전국 평균 45.4%와 비교해 6.4%포인트 높은 것이다.

15~30분 거리는 14만명으로 22.8%를 차지했고, 30분 이상은 16만명으로 25.4%를 차지한 것으로 분석되는 등 전국 평균보다 도민거주지와 가까운 거리에 분포해 있다. 

병·의원의 경우 제주는 거리로 2057m에 도보 41.1분, 차량 4.9분으로 분석돼 전국평균 2594m에 도보 51.8분, 차량 6.2분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물리적 거리는 짧은 것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거주지 기준 도보로 15분 미만내 도민 인구는 41만명에 64.9%로 전국 평균 77.3% 보다는 낮은 등 상대적으로 접근성이 열악했다.

제주도의회 정책분석팀이 최근 분석한 '제주 15분 도시 검토' 보고서에서도 도민들이 거주지에서 병원과의 평균 접근거리는 20.98㎞로 광역지자체 중 강원도 다음으로 취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이집의 경우 거리 683m에 도보 13.6분, 차량 1.64분으로 전국 평균 404m에 도보 8.1분, 차량 0.97분과 비교해 접근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다. 도보 15분 이내 거주 인구 역시 21만명에 86.6%로 전국 93.9%보다 7.3%포인트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도의회 정책분석팀 연구에서도 제주지역 유치원 및 초등학교 도보이동 10분거리(750m) 내에 거주하는 영유아인구 비율은 17개 광역지자체 중 각각 유치원은 15위, 초등학교는 16위로 열악했다.

이처럼 제주지역은 식료품 등의 생활필수품 판매점에 대한 접근성이 좋아 '15분 도시 제주' 구현에 유리한 점이 있지만 병의원과 어린이집 등에 있어서는 열악한 점도 나타난 만큼 주거지역 15분내 생활권에 대한 생활 인프라 확충도 필요한 상황이다.

'15분 도시 실현 제주' 실현을 위해서는 △주거지역 중심의 생활권 범위 설정 △개발밀도 고려한 공공서비스 공급 전략 차별화 △대중교통 접근 및 편의가 용이한 입지 분석 △효율적인 토지이용을 위한 복합활동 인프라 구축 등이 고려돼야 한다.

제주지역은 신제주권과 원도심권, 읍면지역 등에 있어 고밀도거주지와 저밀도거주지 분포가 뚜렷한 특성을 갖고 있다. 밀도별 거주지 특성에 따른 공공서비스, 공원, 교육시설 등의 도시인프라를 구축할 필요성이 있다.

△'15분 도시 제주' 실현 선결 고민은
'15분 도시 제주' 실현을 위해서는 선결되는 고민이 있다. 바로 산간과 해안지형에 따라 분포된 마을과 거주지를 도보와 자전거로 15분이내 접근할 수 있는가를 검토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15분도시 등 N분도시는 대도시권과 인구밀집지역에 적합하다는 주장하기도 한다.

제주도는 생활권역과 거점 접근방식으로 '15분 도시 제주'를 구상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또한 제주시와 서귀포시의 지역특성과 격차를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다. 제주시와 서귀포시를 비교하면 업무·교육·상업·교통·문화 등 도시인프라 대부분이 제주시에 집중돼 있고, 인구편차도 심하기 때문이다. 제주시는 고밀도주거지가 많은 반면 서귀포시는 저밀도주거지가 많은 등 뚜렷한 특성이 있다.

이에 대·중·소 생활권을 설정한 후 거점에 따른 특화전략을 마련하는 방안이 제시되고 있다.

섬 중앙에 한라산으로 막혀있는 등 지형적으로 불리한 접근성을 해소하고, 지족성과 포용성, 지속가능성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가를 고민해야 한다.

기초지방자치단체 구역이 새롭게 설정될 경우 지자체 범위내에서 소생활권을 재편하는 방안도 검토돼야 한다.

15분 도시 개념 창시자인 프랑스 카를로스 모레노 교수는 최근 오영훈 제주도지사와의 대담에서 '15분 도시 제주' 실현을 위해 생활·일·상업·의료·교육·문화 등 6대 핵심 요소를 도시의 규모와 밀도에 따라 갖추고, 사람 중심의 시스템과 플랫폼 운영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5분 도시 제주'는 지난 6·1지방선거에서 오영훈 당시 도지사 후보의 핵심공약 중 하나다. 도는 '15분 도시 제주' 실현을 통해 지역별 생활권 중심의 생활복합문화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에 도는 내년부터 2026년까지 사업비 200여 억원을 투입해 12개 읍·면 지역에서 유휴시설 및 기존 문화공간을 활용하거나 신규 건립을 통해 지역 거점형 복합문화공간을 연차별로 조성한다.

제주 전체의 미래를 재설계하고 구조화해 시민과 자연이 어우러지며 사람답게 살아갈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 섬 지역 특성을 살린 '15분 도시 제주' 모델을 구축하게 된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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