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악의 불모지라 여겨지던 제주에 국악 신바람이 불고 있다. 그 중심에 스승 신은숙 소연국악원장과 제자인 이동건(함덕고 2) 군이 있다. 

이 둘의 인연은 지난 학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지난해 6월 아들에게 대금을 가르쳐 달라는 한 아버지가 신 선생을 찾아왔다. 

어릴 때부터 용돈을 모아 단소를 사서 불던 아이, 사물놀이부에서 장구를 치며 국악에 흠뻑 빠졌던 아이, 어느 날 우연히 듣게 된 대금 연주에 반해 대금을 배우고 싶다고 조른 아이가 이동건 군이다. 그런 이군을 전적으로 응원한 부모님이 신선생에게 아들을 제자로 맡아달라고 찾아온 것이다.

신 원장은 대금이 워낙 어려운 악기라서 처음엔 완강하게 거절을 했다. 하지만 이군 아버지의 설득으로 이군을 만나 보기로 했고, 입술을 보자마자 허락을 했다. 이군의 두툼한 입술이 무형문화재45호 이생강류 대금산조 예능보유자인 이생강명인과 닮아 있어서였다.

이군은 그때부터 신 원장에게 대금 잡는 법, 악기 부는 법, 복식 호흡법을 익혔다.

신 원장은 "이군은 뭐든 빨리 습득했다. 대금 연주의 어려운 가락들을 단기간에 외울 뿐만 아니라 해금, 거문고, 대금, 가야금 장단도 몇 번 들으면 맞출 정도로 습득력이 아주 빨랐다"며 "그래서 기왕 국악을 할거면 한 가지 악기만으로는 경쟁력이 없으니 가야금도 해보라고 권유했다"고 말했다.

이군은 성실히 스승의 가르침을 따랐다. 국악을 배운지 몇 개월만인 올해, 전국대회에 도전장을 내밀어 제12회 담양 전국 국악대전에서 고등부 기악부문 이생강류 대금산조로 최우수상을, 제5회 제주 전국 국악대전에서도 강태홍류 가야금 산조를 연주, 학생부 기악부문 최우수상을 받았다.

이군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발휘할 각종 행사를 찾아다닌다. 이군은 12월초 후원을 해주고 있는 청소년 쉼터 버프 주최 '교육 삼락회 꿈나래 해피데이 축제'에 강태홍류 가야금산조 연주 초청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오는 10일 오후 4시 자연사 박물관에서 열리는 '힐링연주회 박물관 나들이 공연'에도 해금연주자 오선화선생과 함께 인기리에 방영되었던 추노 OST '비익련리'를 대금으로 연주할 예정이다. 내년 중순에는 서귀포청소년 오케스트라와 대금 협주곡 '비류' 오케스트라협연도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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