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지역균형 위한 '15분 도시 제주'
4. 도농지역 특성 살린 15분 도시 제주 구상

제주시와 서귀포시 도심 동서부 읍면지역 복합
읍면 기본생활기반 확충 권역 연결망 구축 필요
일괄적 기준 아닌 지역특색 살린 생활권 지향점

15분 도시 공간배치 구상도.
15분 도시 공간배치 구상도.

제주도는 서울시와 부산시 등 대도시와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도시와 농촌이 복합된 도농지역이며, 한라산을 중심으로 제주시와 서귀포시 등 산남과 산북이 사회적 지역으로 나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15분 도시'가 제주에 적합한 도시계획 모델이 아니라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15분 도시'를 통해 농어촌지역 기초생활기반을 확충하고, 도심과 읍면지역, 산남북 지역간 균형발전을 모색할 수 있다는 청사진도 제시되고 있다.

△도농 혼재형 제주지역 특성
제주도는 도시와 농촌이 복합된 공간적 특성을 지니고 있다. 제주시와 서귀포시 동지역을 중심으로 한 도심과 읍면지역을 중심으로 한 농어촌지역이 두 개의 시단위에 포함되면서 도시와 농촌이 혼재하는 형태다.

또한 제주도 섬 전체를 하나의 도시로써 구상해야 하며 특히 한라산을 중심으로 산북과 산남이라는 독특한 생활권을 형성한 것이 특징이다.

서울시와 부산시 등 대부분 도심으로 이뤄진 전형적인 도시에서의 '15분 도시' 또는 'N분 도시'와 제주도는 확실한 차별성을 둬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대도시에서 추진하는 '15분 도시'가 아닌 제주특성에 맞는 '15분 도시 제주'에 대한 비전과 목표를 제시하고, 이에 따른 구체적인 도시계획을 수립해 추진해야 하는 것이다.

제주의 경우 생활권 설정을 위해 읍·면·동 등의 도시·농촌이 섞여 있다는 특성을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자연발생적 마을과 인위적인 목적으로 조성된 신도심에 대해 일괄적인 기준을 설정하지 말고, 세밀지역 특성 등을 감안해 제주에 맞는 생활권 설정이 필요한 것이다.

제주형 15분 도시는 모든 시설을 욱여넣는 것도 아니고, 도시와 농촌, 산남과 산북 등의 특성을 고려해 도시 공간의 불평등, 동지역과 읍·면 간의 공간적 불평등을 해소하는 것이 15분 도시 제주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다.

동지역은 어린이집과 문화·체육시설, 학원, 의료시설, 사회복지시설 등 생활서비스에 접근하는 데 평균 4.3분에서 9.5분이 걸렸다. 반면 읍·면지역은 평균 19.5분에서 길게는 27.7분이 소요돼 생활서비스 분포와 보행 접근성이 크게 떨어지는 상황이다.

결국 15분 도시 정책은 읍면지역 주민이 필수기능을 이용하는데 불편이 없도록 접근성을 향상시키면서 지역균형과 인구분산 효과를 극대화하는 것이 주요 목표다.

우선 올해 제주의 도시와 농촌 공간 및 역사, 문화, 사회적 특징을 고려한 제주형 15분 도시 및 생활권 개념을 명확하게 정립하는 한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제주형 15분도시 생활권 설정을 위해 도심과 읍면지역 밀도와 공간 중심성을 고려한 시간적·거리적 접근성 개선 방향을 찾는다. 또 도시기초 생활권 서비스 요소 및 범위, 서비스 공급 기준을 마련한다.

△권역 및 기초도시 생활권 설정 중요
제주시 동부·제주시 서부·서귀포시 도심·제주도 동부·제주도 서부 등 5대 권역생활권으로 설정해 15분 도시 조성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려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 시작됐다.

도심 면적이 광대하고, 인구가 집중된 제주시 도심의 경우 동부와 서부로 나눴고, 서귀포시 도심을 별도 권역생활권으로 설정한 것이다. 여기에 읍면지역을 중심으로 다시 제주도 동부와 서부로 구분하면서 도시-농촌간 특성에 맞춰 생활권을 설정했다.

읍면지역을 중심으로 한 '기초도시' 또는 세밀생활권에서는 자전거나 도보로 15분 안에 교육과 의료, 복지, 환경 등의 공공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구상한다. 현재 제주 읍면지역의 경우 도심지역보다 교육과 의료시설이 열악하기 때문에 가장 기본적인 생활편의를 받을 수 있도록 인프라를 확충해야 한다.

도보와 자전거를 통한 세밀생활권끼리 연결하고, 5대 권역생활권까지는 대중교통이나 차량으로 15분안에 이동할 수 있게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15분 도시가 도보와 자전거 생활권에 모든 시설을 욱여넣듯이 하는 것이 아니다. 세밀생활권에 필요로 하는 인프라를 선별적으로 구축하고, 대형병원이나 업무, 고등교육 등의 도시서비스는 광역생활권을 연결시켜 대중교통 등을 통해 15분안에 이동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다.

이에 제주시 도심지와 서귀포시 도심지는 '광역중심'으로 설정해 지역산업 육성과 일자리창출, 대형도서관, 문화공연장, 지역의료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서귀포시 대정읍과 성산읍을 기반으로 한 '권역중심'은 기초도시와 광역중심권을 잇는 중간거점지역으로, 향토산업과 도농교류센터, 생활친화형 문화.체육 공간, 기초의료, 복합서비스센터가 조성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주도는 15분 도시계획이 현실화될 경우 제주시 도심에 집중돼 있는 인구 비중을 2040년에는 서귀포시 도심과 동부·서부 읍면지역으로 분산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5분 도시 생활권 개념을 적용한 도시 2곳, 농촌 2곳 등 시범지구 4곳을 설정해 제주형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15분도시 기본계획에는 시범지구별 기초생활 인프라 및 서비스 균형 공급, 보행·자전거 이동환경 및 대중교통 이용 편의성 개선 계획 등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김용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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