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중심 지역균형 위한 '15분 도시 제주'
6. 15분도시 제주 기본구상 방향

도시-농촌, 신도심-원도심간 주거편차 심해
주민욕구 필요시설 따른 생활권 설정 중요
조급함 버리고 중장기적 계획으로 성과 내야

문순덕 15분도시 제주플랜 워킹그룹 위원장과 라해문 제주특별자치도 15분도시팀장은 제주형 15분 도시 기본구상과 기본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문순덕 15분도시 제주플랜 워킹그룹 위원장과 라해문 제주특별자치도 15분도시팀장은 제주형 15분 도시 기본구상과 기본계획 등에 대해 의견을 제시했다.

제주도는 서울시나 부산시 등의 대도시와 달리 도심과 농어촌이 혼합된 특성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15분 도시 제주' 기본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서 동과 읍면지역 특성과 필요시설 등을 파악해 생활권을 설정하고, 기능과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 중요하다. 문순덕 15분도시 제주플랜 워킹그룹 위원장과 라해문 제주특별자치도 15분도시팀장 등 전문가와 함께 15분 도시 기본구상과 방향성 등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다.

△지역별 주거필수시설 편차 해소
제주시 (洞) 지역 생활권에서는 돌봄(아동, 노인 등)과 공영주차장, 공원 조성 등을 생활·여가기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고 있다.

반면 제주시 읍면지역은 응급·민간의료시설, 약국 등의 의료와 교육(학교, 평생교육센터 등) 등 도시필수시설 확충이 필요하다. 공통적으로는 생활스포츠(운동장·수영장 등),생활문화(공연장·생활문화센터) 등의 필수기능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서귀포시 동지역의 경우 고령인구에 비해 공공의료시설이 부족하고, 성인과 어린이가 함께 즐길수 있는 공간 마련, 공유커뮤니티 공간확대 등 공공기능의 다목적 공간에 대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읍면지역은 15분 보행 접근성 개선과 생활문화센터 확충, 초중고 교육시설 확대, 의료기관 접근성 개선, 대중교통 편의성을 위한 노선 확충 및 개편 등이 필요하다.

특히 제주 15분 도시를 위한 도내 생활서비스 시설 분포 및 접근성(직선거리 기준 평균 이동거리)을 분석결과에 따르면 어린이집(보육시설)은 만 5세 이하 아동 거주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도보로 평균 8분 내에 접근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가 평균 6.6분이고 서귀포시가 평균 9.8분이지만 구좌읍과 표선면, 대정읍 등 상당수 읍면지역은 30분이 넘는 곳도 있는 등 지역적 편차가 심하다.

민간의료시설은 도 전체 11.2분이지만 제주시 8.1분, 서귀포시 15.6분으로 산남과 산북지역간 격차가 크다. 특히 읍면지역의 경우 소요시간이 30분 이상으로 길어지는 경우도 상당수다.

이처럼 생활서비스 시설이 인구가 상대적으로 많은 제주시와 도심지역에 밀접해 있는 등 도시와 농촌, 산남과 산북, 읍·면·동별로 불균형이 크다.

동지역내에서도 인구유출, 상권쇠퇴, 정주성 약화 등으로 슬럼화가 심각해지고 있는 구도심(원도심)에 대한 활성화 대책이 15분 도시 기본구상에 담겨져야 한다.

제주도는 2024년 도내 4곳에 '15분 도시 제주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시범사업 성과 분석 등을 거쳐 2026년 도 전역으로 확대한다. 이에 지난해 11월 '15분 도시 제주' 기본구상과 시범지구 지정을 위한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

△시간개념 내포한 생활권 필요
문순덕 15분도시 제주플랜 워킹그룹 위원장과 라해문 제주특별자치도 15분도시팀장은 제주형 15분 도시에 맞는 생활권을 설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15분도시는 지역주민 요구와 주거기능·시설의 실태 등을 감안하고, 면적과 인구편차 등을 감안하고 43개 읍면동을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기본구상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15분 도시 생활권은 주거편의 기능을 높이는 차원이지 행정·법정구역을 바꾸는 것이 아니다.

제주형 15분 도시는 보행중심의 접근성이 우선돼야 하고, 농어촌은 의료·교육·문화 시설에 대한 근접성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2030 제주도 도시·주거환경정비기본계획에서 제시된 35개 생활권 등도 감안해서 15분 도시 개념의 생활권을 구축하게 된다.

'15분 도시' 개념을 새롭게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이미 제시된 제주 도시계획에 시간개념이 포함됐고, 목적과 방향을 명확하게 설정하기 위해 15분이라고 구체적인 목표를 제시한 것이라고 이들은 강조했다.

도내 읍면지역의 경우 마을별로 면적과 인구편차가 크고, 의료와 교육의 필수시설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검토되고 있다. 

생활권끼리의 연결망을 구축해 주민이 살고 있는 생활권에 부족한 도시기반시설을 인근 생활권에서 빠르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생활권마다 기능과 역할도 부여하게 된다.

읍면지역의 경우 생활권내 의료시설 확충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작은 지역규모 등 때문에 민간의원·병원 유치에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 결국 현재 읍면 보건소와 보건지소 등의 규모·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모색해야 한다.

문 위원장과 라 팀장은 우선 제주도 동·서·남·북에 4개 시범권역을 설정·운영한 후 도전역으로 확대시키는 계획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도심의 시범권역의 경우 현재 자동차 중심의 도시·교통계획에서 보행자와 자전거 중심으로 전환을 시도해야 한다. 특히 차량통행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도심내 이면도로를 보행도로 중심으로 개편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꼬집었다.

15분 도시를 비롯한 모든 도시계획은 10년 이상의 중장기적인 목표를 설정하고, 추진해야 한다. 단기간 효과를 내야한다는 조급함을 버리지 않을 경우 도시계획은 실패하거나 엉뚱한 방향으로 진행될 수 있기 때문이다.

문 위원장과 라 팀장은 15분도시 제주는 주민들이 생활권에서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하는 것이 중요하고, 중장기적인 안목을 갖고 주민들의 의견을 수시로 수렴하면서 단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끝>

저작권자 © 제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