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 

김경미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 
김경미 제주도의회 보건복지안전위원장 

놀이터의 인기 놀이기구인 '시소'를 생각해보자. 이 시소의 양 끝이 어느 한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지지 않고 균형을 맞추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까? 가장 쉽게 떠올리는 방법은 양 끝에 동일한 무게의 물건을 올려 두는 것이다. 여기서 동일한 무게의 물건을 사람들의 '소득'으로 대체해보자. 한쪽 끝에 1명의 상위 20%의 평균 임금을 올려 둘 때, 다른 한쪽 끝에는 몇 명의 하위 20% 평균임금을 올려 두어야 시소의 균형을 맞출 수 있을까? 바로 15.1명이다. 2021년 기준 국세청 100분위 근로소득 자료를 이용한 민주연구원의 분석에 따르면 상위 20%의 평균임금은 9898만원이며, 하위 20%의 평균 임금은 654만원으로, 15.1배의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엔 가구소득, 즉 한 가족 구성원의 근로소득, 사업소득, 이자소득 등을 다 합한 소득을, 상위와 하위로 구분해 시소의 양 끝에 올려 둔다면 어떨까? 상위 가구소득이 훨씬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될 것이다. 그러나 결과는 가구소득의 경우에는 상위가 하위와 큰 차이가 없이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가구소득은 가구원의 소득을 합산하여 산출하는 바, 월급 자체는 적어도 가족들 대부분이 일하기 때문에, 일정 수준의 가구소득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즉 고소득 가구의 홑벌이 소득을 저소득 가구는 여러 명의 가구원이 근로를 통해 충당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제시한 '소득'을 통한 시소의 균형 잡기 사례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인가? 바로 우리 사회의 '양극화' 현실을 보여준다고 본다. '불평등'으로 야기되는 '양극화'는 우리나라 전체의 문제이자 이미 제주 지역사회에서도 나타나는 문제이다. 민주연구원의 2022 불평등 보고서에 의하면 제주지역 근로소득은 17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 가장 낮은 반면, 양도소득과 사업소득은 높은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노동가치 보다는 자산가치에 의한 부가가치 생산이 높게 나타나고 있으며, 주지하다시피 타 지역보다 높은 물가로 인해 대다수 제주도민의 삶은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같은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지난 2월 '양극화 해소 특별위원회'를 구성했으며, 7월 19일 '제주 양극화 해소 방안' 모색 연차토론회를 시작하였다. 어린 시절 시소 놀이가 재미있었던 이유는, 적당한 균형을 이뤄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에 있다. 제주 또한 그 '오르락내리락'을 되찾아야 하기에,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한 실질적인 대책을 시급히 강구 해야 하며, 의회는 물론 제주도정이 함께 그 길에 나서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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