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403억원 도의회 제출
시설 노후화 및 불편함 지속
내년도 문화분야 일괄 삭감

긴축 재정을 예고한 제주도가 내년도 예산심사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도내 문화예술 기관들의 초긴장 상태에 놓여 있다.

제주특별자치도 문화정책과는 전년 대비 예산의 15%를 일괄 삭감한 403억원을 최근 도의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에, 문화예술계 현장에서는 내년 공간 활용 및 확충 개선방안을 놓고 골머리를 썩고 있는 상황이다.

제주도 문화예술진흥원이 제주연구원에 의뢰한 '제주특별자치도 문예회관 공간 활용 및 확충 개선방안 연구 용역'이 최근 최종보고를 마친 가운데 공간 내 재건축 필요성이 다수 제기되고 있다.

이번 연구용역은 1998년 제주특별자치도 문예회관 신축 후 30여 년이 경과함에 따라 건축물 등 노후화 진행 및 공간 부족으로 인해 문화예술인과 단체 시설 대관에 따른 불편함이 지속적으로 제기되면서부터 시작됐다.

연구용역에는 지난해 문화예술진흥원 종합감사에서 집중적으로 지적됐던  '대극장 상부 무대기계 점검용 승강시설' 교체안이 포함됐다.

진흥원에 따르면 "대극장 무대시설에 대한 주기적인 점검 보수를 위해 설치된 승강기가 오랜 시간 보수되지 않았고 이 때문에 직원들이 지상으로부터 21m 높이에 설치돼 있는 상부 그리드까지 비좁은 철제 사다리를 통해 진입하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이로 인해 무대시설 점검·보수 등 업무처리에 어려움이 있고 직원들의 안전사고를 대비한 승강시설 보수 사업은 필수 불가결한 판단이다"고 밝혔다.

진흥원은 보수 사업비 405만원을 책정하고 향후 실시설계용역 완료 후 2024년 상반기 공사에 힘을 쏟을 전망이다.

제주아트센터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센터가 최근 (주)고스트 LX 에 의뢰한 '공연환경 개선 방안 기본 계획 수립 연구 용역'  결과 보고서가 나온 가운데 노후화된 공연장 시설의 안전 필요성을 제기했다.

제주아트센터는 올해 개관 13년차로  무대 영역의 노후 시설과 장치의 문제를 개선함에 따라 작업자, 방문객 등의 안전을 확보하고 지역 문화 선도의 측면에서 시설 보수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용역진에 따르면 "현재 제주아트센터의 기반 시설 구조는 20년 전의 설계를 바탕으로 제작된 것으로 건립 시기보다도 뒤떨어진 구조를 갖고 있다"며 "그간의 간헐적인 개선으로 소규모 예산으로 수행할 수 있는 개선은 일부 분야에서 시행돼 왔으나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무대구조 및 기계 분야는 여전한 문제를 안고 있다"고 밝혔다. 

센터는 △무대기계 부문 11건 △무대조명 부문 10건 △건축음향 부문 4건 △무대음향 및 영상부문 8건 총 4부문 33건에 대해 총 100억원을 소요 예산으로 추산하고  도의회에 제출해 내년 중 보수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중섭 미술관 역시 2025년 재개관을 목표로 실시설계 용역을 마치고 기본 계획안을 내놓았다.

미술관은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총 공사비는 267억원으로 책정하고 부지면적 7641㎡, 연면적 5300㎡,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기본 및 실시설계를 진행할 계획이다.

문화예술 기관 관계자는 "내년도 예산 심사를 앞둔 가운데 현장에서는 매일 살얼음판을 걷는 기분이다"며 "기관뿐만 아니라 생계와 밀접된 이들도 여럿 있는 상황에서 내년 문화예술계 살림살이에 걱정부터 앞선다"고 전했다.

한편 도의회는 이달 제422회 제2차 정례회 제1차 본회의를 열고 제주도가 제출한 2024년도 예산안 심사에 들어간다. 각 상임위원회는 오는 22일까지 심사를 마무리하고 23일 계수조정을 거쳐 의결할 계획이다.

전예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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