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아카데미]20. 표선고등학교

기업 '성장중심'→'지속가능'
전 세계 경영 패러다임 전환

제민일보사(대표이사 사장 오홍식)와 제주특별자치도교육청 공동 주최로 올해 마지막 '2023 찾아가는 인성아카데미'가 지난 14일 표선고등학교 1, 2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열렸다. 이날 아카데미는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대한 대응으로 떠오르는 ESG 경영을 소개하는 내용으로 진행됐다.

△소비자도 ESG 관심

ESG는 'Environment(환경)' 'Social(사회)' 'Governance(지배구조)' 등 세 개 알파벳의 앞자리를 따온 약자로, 기업을 경영할 때 고려해야 하는 비재무적 구성요소를 의미한다. 재무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친환경과 사회적 책임, 건전한 지배구조 등을 고려해야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에는 기업 시장가치를 판단할 때 매출, 영업이득 등을 토대로 보는 재무적 평가가 주를 이룬 반면, 현재는 이같은 척도에 가려졌던 환경영향과 사회적 책임 등이 새로운 기준이 됐다.

ESG는 2006년 유엔이 제정한 책임투자원칙(UNPRI)에서 현재 개념으로 처음 등장했는데, 최근 기후위기 시대에 직면한 데다 코로나19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다시 떠올랐다.

또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촉발된 에너지 위기와 글로벌 인플레이션 등은 ESG 확산에도 영향을 미쳤다.

글로벌지속가능투자연합(GSIA)·도이치뱅크 등에 따르면 전 세계 ESG 투자 규모는 2012년 13조2000억원에서 2020년 40조5000억원까지 늘어났다. 2030년에는 130조 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됐다.

ESG 경영은 정부와 기업 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영향을 주고 있다. 소비에 가치를 부여하고 의미를 담는 '미닝아웃'이 소비자들로부터 하나의 가치소비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다.

소비자들은 선행을 베풀거나 친환경 원료를 사용하는 등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전파한 기업에 대해 "돈쭐낸다"는 표현으로, 이른바 착한 소비로 보답한다. 이에 국내 기업들도 마케팅 일환으로 속속 ESG 경영에 탑승하고 있다.

△장점 동시에 문제점도 존재

김상훈 국제청년미디어기자단 연구원은 이번 아카데미를 통해 국내외 ESG 경영 사례와 문제점을 공유했다.

김상훈 연구원은 "앞서 기업들은 소비자들에게 물건을 팔기 위해 눈에 보이는 상품의 모습들에 신경을 많이 썼다면, 이제는 상품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들여다본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점차 소비자들이 상술과 실제를 구분하고, 환경이나 사회에 도움이 되는 제품을 찾기 시작하면서 이에 발맞춰 기업들도 경영 전략을 짜는 시대가 됐다"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ESG 경영은 2015년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회의에서 채택된 파리기후협정으로 다시 화두에 올랐다"며 "당시 전 세계 대표들이 모여 환경오염에 심각성을 공감하고,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과 국가·기업의 태도들을 고민했다"고 밝혔다.

파리 기후협정은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1.5도 이하로 제한하자는 목표를 설정한 국제적인 협약이다.

김 연구원은 "협정 이후 투자자들과 국가에서 ESG경영을 실천하는 기업에 대한 투자가 활발하게 이뤄지고 친환경 등에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지자 ESG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ESG 경영 실천 기업들의 사례로 파타고니아와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현대글로비스, 풀무원 등 국내외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의류기업인 파타고니아는 최근 '이제 우리 자켓을 사지말라'는 파격적인 슬로건을 내걸었다"며 "이는 옷 한 벌을 구매해 여러 번 수선하며 입으라는 의미로, 단순히 옷을 판매만 하는 것이 아닌 지구를 지키는 사업을 하고 있다는 경영 철학을 밝힌 것"이라고 소개했다.

또 "컴퓨터 소프트웨어 회사인 마이크로소프트는 AI를 활용해 동·식물 연구학자들을 지원한다"며 "애플은 탄소 중립을 위해 자체 에너지 생산을 위한 배터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내 사례로는 "운수회사인 현대글로비스는 친환경에너지로 불리는 수소를 활용한 '수소 운반선'과 '수소 지게차'를 운영한다"며 "풀무원은 자사 제품을 100%로 재활용 포장재로 사용한다는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ESG 경영이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도 하지만 문제점도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현재는 대기업 또는 주식 상장이 가능한 규모의 기업들만 ESG에 뛰어들고 중소기업과 비상장 기업 등은 다소 배제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 "ESG 개념이 알려진지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데이터 수집 등이 부족해 편범을 쓰거나 악용하는 사례에 대한 공적인 규제를 할 수 없다"고 했다.

끝으로 "환경오염 등 이슈를 인지하고 더 나아가 앞으로 대학교 전공과 취업의 방향을 정할 때 ESG경영을 전문적으로 운영하는 마케팅회사도 있어 선택의 폭을 넓게 가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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