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조리 습지 보호 지역 지정 주민공청회 열려

지난해 연안습지 관리 방안 마련을 위한 토론회 개최를 계기로 올해 11월 15~16일에 성산읍 갯벌 식생 복원 사업 공청회와 오조리 습지보호지역 지정 주민공청회가 오조리 마을회관에서 열렸다.이번 공청회는 오조리 연안습지가 지속적인 오염과 난개발로 인해 심각한 파괴에 직면한 현실을 바꾸기 위해 마련되었다. 특히 생물다양성이 풍부한 오조리 갯벌의 체계적 보전 및 관리를 위해서 지역주민들이 연안 습지보호지역(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을 할 수 있는지를 중심에 두고 공청회가 진행되었다.

해양보호구역(MPA)은 해양생태계 및 경관 등 특별히 보전할 가치가 높은 곳을 국가 또는 지자체가 지정해 관리하는 구역으로 바다(해양)중 해양 생태학적으로 보전 가치가 높아 연안습지(갯벌) 보호지역(습지보전법) 및 해양보호구역(해양생태계법)으로 지정된 곳을 통칭한다.

우리나라는 유엔 생물다양성협약에 따라 2030년까지 육상과 해양 면적의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야 하는'30 바이(by) 30'을 이행해야 한다. 그러나 2022년 말 기준 해양 면적의 약 1.8%만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국제협약 이행을 위해서는 보호구역 지정 확대에 박차를 가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사례를 보면 프랑스는 2020년까지 해양 면적의 약 46%를 해양보호구역으로 지정했고, 가까운 일본도 해양보호구역 지정 면적이 9%를 넘어섰다.그렇다면 유독 우리나라의 해양보호구역 지정 비율이 이토록 낮은 이유는 일반 국민이 해양보호구역에 대해 잘 모를뿐더러, 우수한 해양생태계를 보유한 지자체와 지역주민들은 '보호구역'이라는 단어가 주는 규제에 대한 우려로 해양보호구역 지정을 선호하지 않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해양보호구역 지정 및 해양환경 보호를 위한 논의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는 중요한 시기에 제주도에 해양환경을 전담한 조직이 없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이미 기지정된 해양보호구역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가장 큰 이유가 관리할 인력이 부재에서 출발한다는 점은 명확하다. 

이제는 제주도가 제주도에 집중된 해양 보전에 대한 기대에 응답할 시간이다. 그 시작은 사면이 바다인 제주도의 해양환경을 제대로 관리한 부서를 설치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는 지금까지 우리가 해양보호구역을 관리해온 방식에서 기인한 문제라 할 수 있다. 자연을 지속할 수 있게 보전하기 위해서는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하고, 개발행위에 제한하는 등 자연을 있는 그대로 보존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환경에 대한 인식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시점에서도 여전히 이 같은 방식을 고수한다면 해양보호구역 확대는 요원한 일이 될 것이다.

공청회에 참석한 홍원환씨는 마을에 보호지역이 생긴다면 문화재 보호 구역처럼 재산권 행사제한 등의 피해를 먼저 생각하게 되는데 연안 습지보호 구역 지정에 따른 효과를 설명해주었으면 했다.

해수부 관계자는 보호지역으로 지정되면 그만큼의 주민의 복리증진에 필요한 지원들이 많아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정부 차원에서 지역관리위원회 구성 운영, 방문자센터 건립, 안내판 설치, 해양보호구역 및 주변 해역 모니터링, 해양폐기물 수거 사업, 해양보호구역 네트워크 참여, 지역주민의 역량강화 사업을 통해 지역주민이 주체가 되어 주민주도의 각종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추진될 수 있으며 습지센터의 운영, 보호구역을 활용한 브랜드 구축, 생태교육장으로의 활용과 보전관리인력의 채용 등 지역주민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다양한 이점이 있음을 설명하였다. 

이어 오조리 연안습지도 보호지역으로 지정된다며 이러한 각종 지원을 통해 생태교육, 생태관광과 접목하여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하게 시키는 직접적인 변화가 가능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공청회에서 주민들이 한결같이 오조리 연안습지의 오염과 파괴가 극심하다며 이에 대한 제주도와 해양수산부의 관심을 촉구했다. 특히 이번 공청회를 통해 오조리 연안습지에 대한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금 확인했다며, 주민들이 오조리 연안습지 보전에 관심과 열의가 큰 만큼 반드시 연안습지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제주도와 해양수산부에 요청하였다. 

오조리 지역주민들은 해양보호구역을 궁금해하고, 찾아와서 노을이 지는 아름다운 갯벌을 바라보고, 직접 체험하고 유익한 교육을 받으면서 해양생태계에 관심을 가지고 아낄 수 있는 환경을 먼저 조성해 해양생태계를 국민 누구나 둘러볼 수 있는 공원으로 조성되어야 한다고 했다.

오조리의 아름다운 곳을 해양 보호지역으로 지정해 지켜야 한다는 의견이 자연스럽게 생기지 않겠냐는 희망찬 기대를 해보며, 그 첫걸음으로 오조리 해양보호구역 지정으로 국가 해양 생태공원의 성공적인 조성을 벅찬 마음으로 기원해본다.

고기봉 오조 이장은 "오조리는 깨끗한 자연환경이 미래 최대의 먹거리며 오조리가 가진 최고의 보물이다"라며 "오조리 연안습지가 보호구역으로 지정된다면 인근 지역까지 확대해 국가대표 연안습지가 될 것이라 확신한다며 일거양득의 효과를 볼 수 있는 미래의 자산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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