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 지나치면 모자라느니만 못하다

해마다 12월은 각종 모임이나 행사 등으로 들뜨기 쉽다. 한 해의 회포를 풀기 위한 각종 모임을 하게 되면 빠질 수 없는 것이 술이다. 건전한 연말연시를 보내려면 과도한 음주를 자제하는 음주 문화 개선이 필요하다. 

제주특별자치도·제민일보는 공동 기획으로 '2023년 도민 안전 이것만은 꼭 바꿉시다!' 주제로 안전 문화 운동의 실천과제로 음주 문화 의식개선 운동을 전개하였다. '내가 바꿔보는 술자리 캠페인'도 실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주량 반지, 상태 알림 컵 받침 등 캠페인 도구를 활용해 스스로 주량을 솔직하게 드러내고, 현재 자신의 상태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등 자연스럽게 건강하고 안전한 술자리를 제안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는 술 권하는 것을 정을 나눈다고 생각해 왔다. 지금부터는 술 권하는 행동이 범죄 행동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제주도민의 음주 실태가 점점 개선되고 있으나 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건전 음주 문화 정착이 시급한 상황이다. 질병관리청의 지역사회조사 결과 2021년 기준 제주지역 고위험 음주율은 13%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두 번째로 높았다. 

제주경찰청은 지난 12월 5일 연말연시를 맞아 음주운전 특별단속을 했다. 이날 대낮 단속임에도 불구 7건이 적발되었다. 제주도민 성인 5명 중 1명은 음주운전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술 권하는 광고 마케팅 금지 등 음주를 조장하는 문화 환경을 바꿔야 한다. 보건복지부와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지난달 29일 미디어 음주 장면 기준을 기존 10개 항목에서 12개 항목으로 늘린 개정안을 발표했다(유튜브'술방' 등. 음주 미화 금지 기준 강화). 담배와 달리 술은 주류광고를 통해 음주가 권장되고 있다. 담배가 유해 물질이라면 술은 더 확실한 독극물로 봐야 한다. 음주는 음주한 개인만 망가뜨리는 것이 아니라 교통사고나 흉악한 범죄로 이어질 위험성을 안고 있는 탓이다. 

건강보험연구원의 2023년 분석 결과 각 질환의 발병에 주 1회 이상의 음주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되는 환자의 비율을 계산했더니 뇌졸중의 경우 환자의 30% 정도, 심혈관계 질환도 5명 중 1명꼴로 음주가 주요 원인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원이 이 자료를 토대로 음주 피해 사회경제적 비용을 추계했더니 2017년 13조 8,884억에서 2021년 14조 6,274억 원으로 매년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그뿐만 아니라 성범죄와 가정폭력 60% 이상, 신체 상해 및 강·절도사건 40% 이상이 술김에 일어나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술은 1급 발암물질이다. 내 몸에 들어오는 술의 총량이 한 잔이라도 적으면 적을수록 더 안전하고 더 건강하다는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를 명심하자. 술에는 장사가 없다. 보건당국에서도 '저위험 음주'를 강조한다. 저위험 음주란 자기와 타인에 해가 되지 않는 정도의 건강한 음주를 일컫는다. 건전한 음주 문화 조성을 위한 'Happy Drink 119' 운동이 유행이다. 119는 한 가지 술로, 1차에 마치고, 오후 9시 이전에 귀가한다는 의미다. 건전한 음주 문화 조성은 도민 안전 문화 운동의 필수적인 실천과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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